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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배민' 독일 매각에 들뜬 벤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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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독일 DH에 4조7천억원에 매각
벤처업계, “이 땅에서 5조원 스타트업이라니” 화색
"제2, 제3의 배민 더 많이 나와야 벤처생태계 발전"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이 땅에서 5조원 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이 나왔다는 건 굉장한 낭보입니다.”

지난 16일 저녁 서울 강남에서 열린 한 스타트업 송년포럼. 행사에 참가한 벤처·스타트업계 인사들은 최근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독일 매각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2011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투자피칭을 지켜봤다는 한 벤처투자자는 “당시에는 저런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할까 의심했는데, 그때 내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라며 참회(?)하는 목소리까지 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힐하우스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인수하고, 김 대표와 경영진이 가진 잔여 지분 13%를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배민 매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우선 국내 2위 배달업체인 요기요와 합병하면서 독과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일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배달 수수료뿐만 아니라 광고비 등 다른 비용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 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독과점으로 인한 수수료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한다. 한 외식 중개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는 “플랫폼 업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고객인데, 배민 같은 기업이 그런 ‘악수’를 둘 확률은 없다”라며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부사장도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M&A)을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독일 자본에 ‘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빼앗겼다는 식의 반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 플랫폼인 ‘CB Insights’는 배민 매각 소식 이후 곧바로 한국 유니콘 기업 명단에서 우아한형제들을 제외했다. 이로 인해 한국 유니콘 기업 숫자는 11개에서 다시 10개로 줄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벤처투자자는 “한국 스타트업이 이만한 가치를 인정받고 M&A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엄청난 사건”이라며 “유니콘 숫자가 줄어든 게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했다는 측면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최근 배민 매각에 대해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모험적 투자”라며 “공유경제 특징은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나중에 도태된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M&A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가치를 인정받고 위상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일각에서는 ‘먹튀’라고 표현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17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열린 전직원 대화 시간에서 김봉진 대표(왼쪽)와 김범준 차기 대표가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김호준 (kazzy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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