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영화 보여 드려요"... 앱 깔았더니 연락처가 줄줄 샜다

악성파일 앱으로 개인정보 150만건 해킹
동부지검, 도박사이트 업자 등 2명 기소휴대폰 범죄 이미지. 게티 이미지 뱅크

악성파일을 심어 둔 어플리케이션(앱)으로 휴대폰을 해킹해 150만 건의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불법 도박사이트의 홍보 스팸메시지를 보내게 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4일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부장 김형석)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A(41)씨와 B(47)씨를 전날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4월쯤 무료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처럼 꾸민 인터넷 방송 앱에 악성파일을 심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앱이 설치된 휴대폰은 주소록에 저장된 모든 전화번호를 A씨에게 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가 스팸 메시지를 작성해 앱을 설치한 휴대폰에 보내면, 이 휴대폰들이 자동으로 각각의 주소록에 있는 전화번호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약 150만 건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손에 얻었다. 또 B씨와 공모하여 2018년 4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만들고, 이 사이트를 홍보하는 데 불법취득한 개인정보를 사용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들의 범죄를 파악하고 이달 6일 B씨를 구속, 13일 A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해외 거주 중인 피의자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명수배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피해 방지를 위해 검증되지 않은 앱이 휴대폰에 설치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등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