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베란다 욕조 물에 방치해 언어장애 가진 9살 아들 숨져
수원고법 "동종 전과범과 같은 형량으로 책임 묻겠다" 가중수원고법 제2형사부(심담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을 선고 했다.© News1 DB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장애를 앓고 있는 어린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진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일명 '여주 계모 장애아들 찬물학대' 사건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가중된 형량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동종 전과범과 같은 형량으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가중형량에 대한 사유를 밝혔다.

수원고법 제2형사부(심담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을 선고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원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는 원심판단에 대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숨진 B군(당시 9세)을 지난 2016년부터 올 1월까지 수차례 학대하고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있었고 B군이 숨진 당일에는 추운 겨울, 베란다에 아기욕조에 물을 채워 들어가게 해 1시간30여분 간,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외부기온 영하 3.1도, 욕조 물 영상 7.8도였으며 B군의 눈에 초점이 없어 A씨 딸이 욕조에 나오게 하자는 요청에도 불구, 이를 거절해 결국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학대행위의 내용과 그 강도(強度)로 A씨가 B군을 죽음으로 몰아갔고 B군이 고통의 시간 속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부분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2019년 8월에 재혼한 C씨와의 육아 스트레스, C씨에 대한 분노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로 정황상 판단되며 현재 반성하는 태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고 덧붙였다.

또 "특히 대검찰청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통보서에 의하더라도 A씨의 전체 지능지수는 '경계' 수준에 해당하는 등 사건당일, 정서적·신체적으로 몹시 지쳐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항소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판단,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으로 형량을 가중했다.

모든 주문(主文)을 마친 재판부는 "A씨와 같은 범죄로 기소돼 그에 따른 형량이 내려진 판례가 있어 왔다"며 "따라서 그 형량만큼 A씨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심에서도 A씨에 대한 어려운(유리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A씨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형량가중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월10일 낮 12시께 경기 여주시 소재 아파트 자택 베란다에서 B군을 물이 담긴 욕조에 방치해 저체온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날 오전 9시30분께 잠을 자고 있는 동생들을 B군이 깨우려 하자 A씨는 이를 제지했고 그럼에도 말을 듣지 않자 B군을 오전 10시~11시30분 속옷만 입힌 채, 물에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말을 잘 듣지 않아 벌을 주려 했다"고 진술하며 범죄사실을 시인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숨진 B군은 언어장애(2급)가 있었으며 B군에 대한 A씨의 학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B군은 지난 2016년 2차례 학대를 당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보호 조치됐고 이후, 2018년 2월 다시 가정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A씨는 이후에도 2019년 7월부터 20201년 1월9일까지 B군에게 때리거나 밀치는 등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고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마찬가지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원심 때와 같이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