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숨진 아들…수십 년간 듣지 못한 '죽음의 이유'
[앵커]
오늘(18일) 뉴스룸이 집중해볼 사안이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위원회가 군대에서 벌어진 자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는 가혹행위로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이처럼 군이 일방적으로 자살로 발표했던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해왔습니다. 매일 1명 이상 자살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진 장병들, 정작 그 부모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들이 왜 목숨을 끊어야 했는지 이유를 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90살인 오경배 할머니입니다.
아들 박세형 이등병이 숨졌다는 전보를 받은 건 46년 전, 남편 기일 전날 밤이었습니다.
[오경배/박세형 이등병 어머니 : 가난해도 (제삿)밥이라도 떠놓으려고 그릇을 닦는데 어제저녁에 죽었다고.]
차비를 빌려 최전방 파주로 달려갔지만 맞아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경배/박세형 이등병 어머니 : 부대장이 어디가 아파서 침을 맞는 중이라면서 아침에 일찍 갔는데 점심 먹을 때까지도 침을 맞고 안 내려왔어.]
뒤늦게 아들의 시신을 보여줬지만 차마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오경배/박세형 이등병 어머니 : 무서워서 걔 앞에 가지도 못 했어, 내가. 발도 못 만지고 그냥 저만치 서서 덜덜 떨고…]
당시 군에선 아들이 참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참호에 함께 있었다는 병사 2명은 영창에 갇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자살한 증거가 있다고 했지만 지난 46년 동안 증거는 물론 유품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망진단서를 주지 않아 사망신고도 못했습니다.
그러자 3년 뒤 아들에게 예비군 훈련 통지서가 나왔습니다.
소집에 응하지 못하자 이번엔 헌병들이 찾아왔습니다.
[오경배/박세형 이등병 어머니 : 아드님 어디 있냐고 그래서 이놈들아 내가 찾아야겠다, 너희들이 찾아서 잡아가라. 그러면 상금 주겠다고 했더니 그렇게 말씀하시면 내 신상에도 좋지 않대. 나도 구속이 된대.]
몇 년 뒤 떼어본 호적등본엔 육군참모총장이 아들의 사망신고를 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자살했다는 내용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썼다가 지웠습니다.
오씨의 계속된 요청에 육군본부는 2012년에야 국민권익위로 가라는 안내장을 보냈습니다.
권익위로 갔지만 다시 육군으로 가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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