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 40대 아들에게 징역 3년 선고
"범행 패륜적 성격 강해…엄한 처벌 불가피"
"피고인, 2018년부터 치매 부친 혼자 부양"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서 우발적"
지난 4월 부친 수발중 처지 비관하며 폭행[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치매 질환과 뇌경색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부친의 대소변을 수발하던 중,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부친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3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는 존속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장모(46)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범행을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의 가슴 및 복부 등을 수회 때린 사실은 없고 피해자의 복부를 한 번 가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부검 결과 다수의 멍든 부분이 흩어져 있었다. 가슴에는 여러 곳에서 늑간 출혈이 동반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사망하게 한 범행 자체가 패륜적 성격이 강하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위에 아무런 저항도 못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범행 방법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죄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치매와 뇌경색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를 2018년부터 혼자 부양해오던 중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에서 본인의 처지 등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했다.
장씨는 지난 4월21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중랑구 자신의 집에서 부친의 대소변을 수발하며 그를 부축하던 중 함께 넘어졌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팔꿈치 등으로 부친의 복부를 수회 때리고 주먹 등으로 가슴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 장씨는 같은 달 22일 자정부터 같은 날 오전 10시50분께 사이 장간막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열린 첫 재판에서 장씨 측은 "공소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검찰이 적시한 범행 동기 등은 우발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