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조직원 아내도 송환해야 할까?"..핀란드장관 온라인설문 역풍
인권단체 "모든 자국민 권리 존중해야"..쿨무니 장관, 사과 후 설문 삭제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핀란드의 장관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의 아내와 자녀의 본국 송환을 놓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조사를 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BBC방송은 핀란드 새 내각의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카트리 쿨무니(32) 장관이 이와 같은 설문조사가 역풍을 맞자 사과한 뒤 해당 조사를 삭제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트리 쿨무니 핀란드 재무장관 [AFP=연합뉴스]쿨무니 장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핀란드 출신 IS 조직원의 남겨진 자녀만을 핀란드에 송환해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녀와 함께 그들의 엄마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현재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시리아 북부의 알홀 수용소에는 내전 와중에 전사하거나 실종된 IS 조직원의 가족 6만8천명가량이 구금돼 있는데, 이 가운데 여성 약 10명과 아동 30명이 핀란드인으로 추산된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앤드루 스트롤라인 유럽 미디어국장은 쿨무니 장관의 인스타그램 설문조사에 대해 "핀란드, 진심이냐"고 반문하며 "만약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역겹다. 어떤 국가라도 모든 상황에서 자국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스트롤라인 국장은 "다음은 뭐가 될까. 경기장에서의 함성을 근거로 공개적인 교수형이라도 실시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반응은 자녀와 엄마를 떼어놓는다는 생각 자체가 보편적인 인권에 어긋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 역시 알홀 수용소를 관리하는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가 IS 조직원의 자녀들과 엄마를 분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IS 조직원의 자녀들을 엄마가 동반하지 않은 채 핀란드에 귀국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쿨무니 장관은 역풍이 일자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으나, 적절하지 못했다.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쿨무니 장관은 산나 마린(34)이라는 지구촌 최연소 현역 총리를 탄생시킨 핀란드의 새 중도좌파 연정에 참여한 '중도당'의 당수이다. 핀란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인 마린이 이끄는 핀란드 새 내각은 19명의 각료 가운데 쿨무니 장관을 포함해 12명을 여성 장관으로 채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시리아의 알홀 캠프에서 아기와 함께 걷고 있는 여성들 [AFP=연합뉴스]한편, 일부 서방 국가들은 이미 알홀 수용소와 IS에 연계된 외국인들을 구금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의 다른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IS 가담 자국민 조직원의 일부 자녀를 본국으로 데려오기 시작했다.
BBC에 따르면 각국 정치인들은 자국민 IS 조직원의 자녀들은 내전의 희생자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들의 아내의 경우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들었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본국 송환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핀란드에서도 제2정당이자 야당인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핀란드인당'이 자국민 IS 조직원 가족들의 본국 송환에 반대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현재 알홀 수용소에 있는 자국민에게 식품과 의약품을 제공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들을 핀란드로 데려오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핀란드 의회에선 오는 17일 알홀 수용소에서 지내는 자국민 송환 문제 등에 대해 대정부 질문이 있을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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