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비상…수도권 노인·정신병원 종사자 16만명 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53명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숨진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만덕동은 지난 9월 초부터 10월 12일까지 고깃집·목욕탕 등에서 23명의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전국 동 단위로는 처음으로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졌던 곳이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13일 1명, 14일 52명 등 총 5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14일 밝혔다. 확진자는 직원 11명, 환자 42명이며, 연령별로는 80대 29명, 70대 10명, 60대 9명, 50대 4명, 40대 1명이다. 179병상 규모의 이 요양병원에는 직원 99명이 근무하고 환자 165명이 입원해 있다. 보건당국은 이날 해뜨락요양병원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조치했다.
입원한 노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딸 최모씨(62)는 “지난 3월 코로나 이후 면회가 금지됐다. 그러다 7월쯤 비대면 면회를 허용해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엄마를 본 게 마지막이었다”며 “이후 병원에서 화상통화를 시켜주면 통화를 한 번씩 했을 뿐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본 지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 요양병원에선 9월 이후 8명의 환자가 숨지고, 이 가운데 7명은 호흡곤란과 폐렴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사망원인이 단순 폐렴인지, 코로나19에 의한 폐렴 증세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요양병원의 환자 절반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어 마스크 착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이 환자의 코로나19 증상을 제때 인지하지 못해 직원·환자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요양병원에서 대면 면회가 금지된 점으로 미뤄 간호조무사 등 출퇴근하는 직원으로부터 최초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13일 처음 확진된 환자가 50대 여성 간호조무사다. 보건당국은 이 간호조무사가 “확진된 사망 환자를 지난 7일 전담 관리한 뒤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잠복 기간이 진행 중인 데다 환자 간 접촉에 따른 교차 감염 가능성이 있어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주기적으로 검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시는 만덕동에 있는 요양병원·요양원 9곳을 포함해 관내 168개의 요양병원과 115개 노인 요양시설, 201개의 주·야간 보호시설에 대한 전수 검사에 들어갔다.
중역방역대책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대한 정밀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노인·정신병원 종사자와 노인주간보호시설 이용자 16만 명을 대상으로 선제적 전수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수 검사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해 약 1주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수도권과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이어지면서 14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84명 늘었다. 전날(102명)보다 18명 줄며 다시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날 통계에는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확진자 수가 반영되지 않아 15일 발표될 신규 환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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