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ANTHEME_dhcvz718
홈 > 커뮤니티 > 이슈
이슈

랍스터·장어덮밥 급식.. 여러분의 학교도 가능합니다

그래그래 0 346 0 0

[아무튼, 주말]
파주 세경고 김민지 영양사

지난 4일 파주 세경고등학교 급식실에서 김민지 영양사가 3월 식단표를 품에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다. 3월 2일에는 입학 축하 특식으로 랍스터, 3일엔 삼겹살데이를 기념한 삼겹살, 경칩인 5일에는 개구리 모형을 올린 와플이 나올 예정이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랍스터 치즈 버터구이, 민물장어 덮밥, 캐비아를 올린 샐러드…. 유명 보양식 집 메뉴판이 아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세경고등학교 김민지(30) 영양사가 만드는 급식 메뉴다. 온라인상에는 '이런 급식이 나온다면 매일 학교 가겠다' '혹시 재입학 가능하냐'는 감탄이 쏟아진다. 지난 4일 세경고 급식실에서 3월 식단을 준비하는 김 영양사를 만났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메뉴만 700여개

지난해 11월 수험생 응원 식단으로 나온 랍스터 구이(위 사진). 샐러드 위의 검은 점이 캐비아다. 같은 달 세계 음식 체험의 날에는 키조개 해물 파에야, 하몽을 올린 멜론 프로슈토 등 스페인 음식이 급식판에 올라왔다. / 김민지 영양사

김 영양사는 대학 졸업 후 2013년부터 세경고에 8년째 근무하고 있다. 올해 초 자체 조사에서 세경고 급식 만족도는 90점을 훌쩍 넘었다. 교육부는 2016년 김 영양사에게 학생건강증진 공로를 인정,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당시 이 학교 급식 단가는 3800원. 교육부는 다른 학교와 큰 단가 차이가 없는데도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 데는 김 영양사의 정성과 노력이 있다고 봤다.

―기존 학교 급식에서 볼 수 없는 메뉴가 많아요.

"처음 학교에 왔을 때 급식에 대한 학생들 만족도가 낮았어요.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테마 급식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세계 음식 체험의 날, 절기 음식 체험의 날 등 10가지 테마에 맞는 특식 메뉴 식으로. 교장선생님께서 급식에 관심이 많으셔서 학생들의 요구 사항도 많이 들어주셨어요."

지난해 11월 세경고 '세계 음식 체험의 날'에는 스페인 음식이 소개됐다. 현지 향신료인 사프란으로 색을 내고 관자 살 등 각종 해물을 넣어 볶은 키조개 해물 파에야, 자몽·사과·레몬 등으로 만든 무알코올 샹그리아, 스페인 이베리코 하몽을 올린 멜론 프로슈토 등이 나왔다.

―한 끼 급식비가 얼마인가요.

"소셜 미디어 등에 저희 급식이 많이 소개될 무렵에는 3800원이었어요. 무상 급식이라 매해 급식비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는 4810원으로 올랐어요. 그중 70% 이상을 재료비로 사용합니다."

―3800원일 때부터 유명했어요. 비결이 있나요.

"최대한 수제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파주 지역 농원에서 사과를 사, 직접 생과일주스를 만들면 저렴하면서도 건강하고 맛있어요. 케이크는 직접 머랭까지 쳐봤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카스텔라 빵을 산 뒤 생크림과 토핑을 올리는 반조리로 하고 있어요."

―맛은 좋아도 일할 때 힘들지 않은가요.

"보통 완제품만 사용하는 메뉴인데, 반조리나 수제를 하자고 하니 여사님들(급식실 직원)도 힘들다고 하셨죠. 처음 그렇게 만든 메뉴가 야채 토스트인데, 여름에 식중독 우려 때문에 생야채를 내놓을 수가 없어서 생각한 메뉴였어요. 양배추를 썰어서 볶은 다음 계란을 넣고 부쳤죠. 거기에 치즈, 감자, 햄을 넣고 수제 키위소스를 만들어 얹었고요. 학생들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그러니 여사님들이 힘이 나서 '한 번 더 하자'고 하더라고요. 또 이분들 자녀가 대부분 세경고 재학생, 졸업생이에요. '내 자식이 먹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요."

―랍스터처럼 원재료 자체가 비싼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랍스터가 나가면 다른 날은 순댓국에 김치전 이런 식으로 절약해요(웃음). 발품도 많이 팔아요. ○○마트, △△마트 다 돌아보고, 노량진 수산시장도 가고요. 파주 지역 특산물도 많이 활용해요. 같은 파주 지역이라고 단가를 저렴하게 책정해 주시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흑당 버블티, 딱새우 짬뽕처럼 이색적인 메뉴가 많아요. 메뉴 개발은?

"길 가다가, 식당에서 밥 먹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노트에 적어요. 장편 소설책만 한 두께의 노트 한 권을 두 달이면 다 써요.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사장님께 레시피를 부탁하죠. '저 장사하려는 거 아니에요' 하면서요(웃음). 학생들이 '이 식당 맛있어요' 하는 곳은, 그 얘길 안 들었으면 모를까, 들은 이상은 꼭 가요. 휴대전화에 만들고 싶은 음식 사진을 저장해 놓는데, 실행한 메뉴는 삭제하고 지금은 700여개 남아 있어요."

한 번에 1000인분씩, 급식의 세계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최근 급식 만드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나서 '예전엔 왜 급식을 저렇게밖에 못 주나 생각했는데 다 나름의 이유가 있더라'고 했다. 급식은 한 번에 대량으로 조리하는 데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관리감독이 까다롭다. 재료 준비부터 완료까지 2시간 안에 이뤄져야 하고, HACCP 인증 재료 등을 써야 한다. 세경고에서는 영양사 1명, 조리사 1명, 급식실 직원 8명이 파주중학교까지 포함해 1000여명의 급식을 만든다.

―대량 조리는 맛을 내기가 특히 어렵다고요.

"볶음밥을 소량 볶는 것과, 대량 볶는 건 맛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하면 맛있을까'를 항상 고민해요. 지금은 애들도 양보다는 질이거든요. 삼겹살 같은 경우 노릇노릇하게 구워야 맛있잖아요. 오븐에 1차로 구워서 익힌 다음 철판에 한 번 더 구워서 보내요. 시간도 절약되고, 노릇한 색감도 살릴 수 있죠. 샌드위치 안에 들어가는 소스는 빵이 눅눅해질 수 있으니 최대한 늦게 뿌리고, 피자는 치즈가 늘어나게는 못해도 따뜻하게 먹으라고 항상 마지막에 만들죠."

―실패한 메뉴는 없나요.

"지난해 마라샹궈(마라 소스에 각종 음식 재료를 볶아 먹는 요리)가 유행했잖아요. 마라샹궈 불고기 덮밥을 준비했는데, 마라 소스가 너무 알싸했던 거예요. 이걸 베이스로 하고 고추장 양념을 섞어야 했는데…. 절반 이상이 밥을 버렸어요. 마라를 평소에 좋아하는 10명 정도만 아주 맛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입찰 기간에는 야근도 하신다고요.

"1~2주 정도는 야근합니다. 식단에 맞춰 필요한 재료량이 얼마인지, 어느 업체를 쓸 것인지 정해야죠. 된장국처럼 자주 먹는 메뉴는 어렵지 않은데, 새로운 메뉴는 일이 많아요. 얼큰 전복 마라 짬뽕이라고 하면 어느 재료가 좋은지, 어느 정도 양이 들어갈지 테스트부터 해봐야죠."

―일이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이 일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요. 주변에서도 '너는 참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하세요. 저는 급식에 대해서 별 추억이 없었거든요. 학생들은 급식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실제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도 급식 얘기를 많이 한다는 말을 들으면, 좋은 추억으로 남았구나 싶어서 너무 기쁘더라고요. 졸업생들이 찾아오기도 하고요.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을 희생하는 구조 아니냐고 묻는다면요.

"급식은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급식비가 3800원이라고 해도 다 식재료비로 쓸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학교에서 시설 유지비나 공과금 등을 지원해주셔서 70% 이상 재료비로 쓸 수 있었어요. 또 급식은 2시간 안에 조리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관건이에요. 손발이 빠르고 노련하신 여사님들이 도와주셔서 다양한 메뉴가 가능했어요."

―세경고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로도 확대 재생산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1~2년 전부터 파주 교육청을 통해 파주 지역 영양사님들끼리 만나서 식단이나 레시피도 공유하고, 급식 관련 공장도 방문하는 연수를 받고 있어요. 이런 정보 공유가 많아져야 전반적인 학교 급식 질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이제 곧 개학인데, 학교 오기 싫은 학생들을 위해 다음 달 메뉴 미리 좀 알려주세요.

"다음 달엔 딸기 찹쌀떡, 경칩이라 개구리 모형을 올린 와플이 나갑니다. 아, 랍스터도 한 번 더 나갈 예정이랍니다."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온라인카지노 커뮤니티 일등!! 온카 https://casinoleak.com


온카888 

온카 


카지노커뮤니티

0 Comments
제목

  메뉴
  고레벨 회원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