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아동 간 성폭행 문제에 대한 법적 장치와 가해자로 지목한 아이 아버지의 국가대표 선수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란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지난 11월 4일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아동 성폭력 피해를 당한 만 5세 딸아이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해당 청원 관련 사건은 5세 아이의 부모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5살 여자아이 A양이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 함께 다니는 친구 B군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으며, 심지어 폭행까지 당해 아이와 부모가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는 내용이다.
A양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다른 친구들과 교사들이 보지 못하게 가린 채 B군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양은 병원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B군의 부모는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YTN에 따르면 B군 부모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YTN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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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A양의 아버지는 청원을 통해 “제 딸은 분명히 성범죄 피해자이며, 가해 아동은 법에서 정의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라며 “아동복지법(제17조)에선 누구든지 아동에게 성적 학대행위, 신체적 학대행위를 행하여선 안된다고 한다. 그게 비록 6살짜리 아이라도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형법(제9조)에선 형사미성년자(14세 이하)라 벌하지 않는다고 한다. 벌을 하지 않는 것 뿐이지 벌을 안 한다고 유죄가 무죄가 될 수 있나”라고 분노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로 인한 심리적 불안을 겪는 딸의 고통을 강조하며 “가해 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서 적극적인 피해 회복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B군의 부모가 “대한민국 어느 운동 종목의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라며 “그것도 너무 분하고 내 세금의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이 사람한테 급여로 지급되는 것도 너무 싫다. 이 사람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그는 또 “플래카드나 1인 시위, 전단지 등도 생각해봤지만 저희를 포함해 대부분의 피해자와 피해 부모는 이런 경우 가해자 측이나 어린이집 측의 명예훼손이라는 역대응에 적극적인 대응도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많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조금이나마 상담과 치료지원이 되고 있어 너무나 감사드린다. 하지만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으면서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청와대는 사전동의에 100명이 이상이 참여했을 때 특정인의 명예훼손 여부 등 내용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식 청원으로 전환한다.
박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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