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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층 대통령궁 뒤엔, 40만명의 빈민촌이 좍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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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미래탐험대] [48] 대통령 사임 볼리비아 가보니.. 남미에 관심 많은 22세 최지환씨
- '어머니 대지법'의 아이러니
중남미 최빈국이 환경보호 내세워 자원개발 규제.. 빈곤의 수렁으로
자원 판 돈, 국민 33%에 현금 뿌려.. 모랄레스 집권기간 나라곳간 거덜

볼리비아 라파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해발 3650m) 수도(首都)다. 이곳을 걸어다니면 거대한 흰 건물이 어디에서든 보인다. 지난해 완공된 29층짜리 고층 건물은 '국민의 위대한 집(카사 그란데 델 푸에블로)'이란 이름을 달았다. 하지만 이름뿐이다. 번쩍이는 이 건물은 국민 것이 아니라, 14년간 장기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의 대통령 관저로 지어졌다. 높이 120m인 화려한 빌딩 안엔 그를 위한 사우나·헬스장·마사지방이 있다.

29층짜리 대통령궁(오른쪽 건물)이 있는 라파스 중심부 저지대엔 고층 건물과 상류층 저택이 모여 있다. 허름한 벽돌집이 가득 찬 고지대 빈민촌과 차로 10여분 거리다. /트위터

얼마 전 방문한 이 대통령궁 뒤론 완전히 다른 동네가 거대한 카펫처럼 뻗어 있었다. 중남미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볼리비아(1인당 GDP 3393달러), 그 수도의 빈민 40만명이 모여 사는 빈민촌이다.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은 (산소가 덜 희박한) 저지대에 고층 건물을 짓고 허름한 풍경을 창밖 배경으로 내다보며 살고 있었다.

볼리비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건 당연해 보였다. 장기 집권해온 모랄레스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선거 부정 논란 속에 대통령직을 내놓기로 했다. 격한 시위가 3주가량 이어진 끝에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는 2006년 취임한 뒤 볼리비아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3배 수준으로 높였다는 점 등을 내세워 '좋은 지도자'임을 자처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본 볼리비아는 좋은 나라와는 거리가 멀었다. 빈부 격차가 극심했고 대다수 국민 삶은 궁핍해 보였다.

나는 볼리비아가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강력한 자연보호법인 '어머니 대지법'이 멋지게 느껴져 이 먼 나라로 향했다. 어머니 대지법은 자연에도 법적인 권리를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강한 환경보호 규제권을 쥐는 법이다. 원주민(국민 60%)을 의식한 포퓰리즘적 측면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화려한 대통령궁에서 만난 어머니 대지국 이반 잠브라나 국장은 "오염을 줄인다는 것이 요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사퇴 소식에 환호하는 국민들 - 10일(현지 시각)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수도 라파스에서 볼리비아 국민이 환호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하지만 대통령궁을 나와 거리로 나서자 환경 이야기는 공허하게 느껴졌다. 주황색 안전모를 쓴 은광(銀鑛) 노동자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12년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헨지 카요씨는 카메라를 든 나를 보자 "취재 왔나"라고 소리쳤다. 수십 명이 우리 일행을 둘러쌌다. "대통령은 원주민을 '에르마노스'(형제들)라 부르면서 서방국가를 배척합니다. 원주민 표를 모으려 환경보호를 내세웁니다. 그런데 광물 안 팔면 우린 뭘 먹고 삽니까."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내 팔을 붙잡는 그들은 절박해 보였다.

라파스에서 410㎞ 떨어진 유명 관광지 우유니 사막도 아름다운 겉모습과 다른 갑갑한 속사정을 품고 있었다. 강원도 넓이의 이곳 백색 사막은 광활한 소금밭이다. 그 아래에 리튬 900만t(세계 2위)이 묻혔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했다. 리튬은 휴대전화·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변국 아르헨티나·칠레 등은 해외 투자를 받아 리튬을 개발해 수출에 나섰지만 볼리비아는 환경보호를 내세워 개발을 주저한다. '우리나라 자원'이므로 서방국가가 착취해서는 안 된다는 명분이 붙어 있다(자체 개발할 기술도 없으면서 말이다). 궁핍한 국민의 불만이 치솟자 볼리비아는 지난해 독일 ACI 시스템스와 개발 협약을 맺었다가 이달 초 파기했다.

모랄레스는 국민소득을 끌어올리고 빈민을 줄였다는 점을 자랑해 왔다. 그런데 중남미 국가 대부분은 같은 기간 중국발(發) 자원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렸다(1인당 GDP가 비슷한 페루와 파라과이는 더 빨리 국민소득이 늘었다). 볼리비아는 그렇게 번 돈을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주로 사용했다. 노인·임신부 등 국민 3분의 1에게 연간 현금 28~ 340달러를 준다. 빈곤층 89만명에겐 전기료를 깎아주고 최저임금은 4배(2006~2019년) 올렸다. 한 택시 기사는 "매년 100달러가량 받고 있다. 이런 돈이 나라를 병들게 하는 건 알지만, 이젠 없으면 못 살 것 같다"고 했다.

흑자였던 재정 수지는 모랄레스 취임 후 GDP의 8.3%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자원 전문가인 볼리비아인 후안 카를로스 줄레타 박사는 블룸버그에 "볼리비아 정부는 국민에게 환상을 판다. 국가가 아닌 정권의 승패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도 더는 참지 않았다.

[미탐100 다녀왔습니다] 환경만 앞세운 공허한 구호, 나라 병들게 한 모습을 봤죠

볼리비아를 방문하려던 이유는 환경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 대지법'의 나라 볼리비아는 서구의 선진국도 하지 못한 급진적 환경보호 법안을 내놔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파스에서 시위 중인 광부들을 만났다. 최지환 탐험대원(왼쪽)이 한국에서 온 언론이라고 하자 12년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김아사 기자

그러나 볼리비아에서 환경만을 앞세운 공허한 구호가 나라를 병들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가난한 자들은 공기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매 끼니를 걱정하지만, 부유층은 저지대에서 러닝머신을 뛰고 있더군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저소득 계층에 현금을 지원하는 등 선심성 정책을 펴 한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돈을 받는 서민들은 이것이 나라를 병들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원을 끊는 행위는 참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포퓰리즘이 무섭다고 하던데, 남 이야기 같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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