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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충제 폐암완치? 알고보니 키트루다 임상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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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임상에 1년간 참여했고 공개한 CT 영상도 달라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로 말기 폐암을 완치했다고 주장한 60대 미국 남성이 실상은 다국적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투약해 암을 치료한 것으로 확인한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 시사 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장면.(사진은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장면 캡처)© 뉴스1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로 말기 폐암을 완치했다고 주장한 60대 미국 남성이 실상은 다국적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투약해 암을 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 시사 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28일 이 같은 내용을 방영하면서 개 구충제의 암치료 효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암 전문의들은 "미국인 폐암 환자가 개 구충제가 아닌 키트루다를 복용해 암을 치료했을 확률이 100%"라고 단언했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공개한 미국인 폐암환자 조 티펜스의 의무기록을 보면 개 구충제가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주장을 설득력이 없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거주하는 티펜스는 지난 2016년 8월 소세포폐암으로 생존 기간이 3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암세포가 목과 위, 간 등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온몸으로 전이됐다는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티펜스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확인한 결과, 암세포는 폐와 간에만 있었다.

티펜스는 시한부 판정 후 수의사 권유로 펜벤다졸을 복용했고 이듬해 1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작진은 티벤스가 신약K(키트루다) 임상시험에 1년가량 참여한 것으로 밝혀냈다. 이에 제작진은 티펜스에게 직접 주치의와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벤펜다졸이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소식은 해외뉴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말기암 환자들이 앞다퉈 펜벤다졸을 복용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후 펜벤다졸 복용후기가 유튜브 영상으로 속속 올라왔다. 말기암으로 투병 중인 국내 유튜버 안핑거도 펜벤다졸 후기 영상을 올려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13일 숨졌다. 안핑거 딸은 공식 유튜브 채널 게시판을 통해 "부친이 숨진 원인은 암이 아닌 뇌경색, 섭취장애에 의한 호흡 부진과 페 손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펜벤다졸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자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라며 "펜벤다졸이 일부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 해도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펜벤다졸 고용량을 복용해 독성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펜벤다졸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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