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배 비싼 에어팟, 과연 8배 우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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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배 비싼 에어팟, 과연 8배 우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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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1위 무선이어폰 '에어팟 2'와 가성비 높은 'QCY T5' 비교

[오마이뉴스 이채은 기자]
 

▲  애플사의 무선이어폰 에어팟 2와 QCY사의 'QCY T5'


  
2016년, 애플이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다. 이후 삼성의 '갤럭시 버즈' 등 타사들도 무선 이어폰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길거리에서 무선이어폰 사용자들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여러 회사에서 무선이어폰이 출시된 만큼 디자인, 기능 등이 다양하고 가격 또한 상당히 천차만별이다.

높은 가격대를 나타내는 점유율 1위의 무선이어폰 '애플 에어팟 2' 와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 제품으로 소문난 QCY의 'QCY T5' 두 가지 제품을 살펴보자.

각각의 가격은 에어팟 2(무선 충전 가능 모델) 24만 9000원, QCY T5(인터넷 쇼핑몰 기준) 약 3만 원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성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없고, 저렴하다고 무조건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없다. 가격만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약 8배가량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이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비교적 우수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두 제품은 상당한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8배의 가격 차이를 뛰어넘는 부분이 존재하는 걸까? 과연 8배 높은 가격 차이만큼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지 '외관, 각종 기능, 제품의 성능'을 기준으로 두 제품을 비교해보자.

귀에 걸치는 에어팟 2, 귀에 삽입하는 QCY T5

첫 번째로, 두 제품의 외관을 살펴보자. 외관은 크게 '색상, 디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에어팟 2는 흰색, QCY T5는 검은색이다. 두 제품 모두 색상은 한 종류로 색상의 다양성을 따지기는 어렵다.

얼핏 봤을 때 두 기종의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두 제품 모두 밑으로 길게 빠진, 유선 이어폰에서 선이 사라진 디자인이다. 하지만 귀에 삽입되는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두 제품의 차이가 드러난다. 에어팟 2는 오픈형 이어폰, QCY T5는 커널형 이어폰이다. 그렇다면 오픈형과 커널형의 차이는 뭘까?

오픈형 이어폰은 귓바퀴에 이어폰을 걸친다는 느낌으로 착용하는 방식이고, 커널형 이어폰은 유닛을 외이도에 완전히 삽입하는 형태이다. 오픈형은 가벼운 착용감으로 귀에 무리가 덜 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외부의 소음 차단 수준이 비교적 낮다는 단점이 있다. 커널형은 이어폰이 귀에 완벽히 삽입되어 외부의 소음 차단 수준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시간 착용 시 먹먹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색상 부분에서는 두 제품 모두 한 색상으로,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될 것 같다. 디자인은 두 제품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길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긴 유저는 에어팟 2가, 주위 소리 방해 없이 이어폰 사용을 원하는 유저는 QCY T5가 좋을 것 같다.

다른 기능 비슷한데, 에어팟 2만 무선충전 가능 
 
두 번째로 각종 기능들을 비교해보자.

무선이어폰에는 유선이어폰과 달리 다양한 기능들이 존재한다. 여러 기능들 중 '페어링, 배터리 충전, 게임 모드(Latency)' 세 가지 기능을 중점으로 비교해보자. 무선이어폰이 휴대폰과의 연결을 통해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페어링 기능'을 살펴보자.

유선의 경우 휴대폰의 단자에 이어폰을 연결하면 바로 작동이 가능하다. 반면, 무선인 경우에는 작동을 위해 블루투스를 통한 이어폰과 휴대폰의 연결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초기에 한번 연결이 이루어지면 재사용 시에 자동으로 페어링 되는 부분은 두 제품 모두 동일하다. QCY T5는 이어폰 유닛이 케이스에서 분리됨과 동시에, 에어팟 2는 이어폰의 케이스 뚜껑을 열면 바로 페어링이 이루어진다. 에어팟이 QCY에 비해 동작이 한 단계 생략되었다고 볼 수도 있고, 사용을 위해선 유닛이 케이스에서 분리되어야 하므로 큰 차이가 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배터리 충전 기능'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무선 충전의 유무이다. 에어팟 2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과 미지원 제품 두 종류가 존재하며, 두 제품 중 선택 가능하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은 24만 9000원 미지원 제품은 19만 9000원으로 5만 원의 차이가 나타난다. 반면 QCY T5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 무선 충전의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에게는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될 것 같다.

무선 이어폰의 충전은 케이스의 충전과 이어폰 유닛의 충전으로 나뉜다. QCY T5의 충전시간이 2시간인 반면, 에어팟 2는 15분 충전으로 최대 3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충전시간을 기준으로는 에어팟 2가 확연히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 후 이어폰 사용시간은 각각 음악 재생 5시간으로 유사하다.

다음으로는 게임 플레이를 즐기거나 음악 감상, 동영상 재생 속도에 민감한 유저들에게 중요한 '레이턴시' 관련 기능이다. 무선이어폰은 리듬게임, 특히 총과 같은 무기로 진행하는 FPS 게임에 취약했다. 예를 들어 게임 플레이를 하는 도중 총을 쏘면 그 동작과 총 소리가 일치하지 않고, 소리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음성의 반응속도 지연시간을 Latency라 한다. 에어팟 2는 H1 헤드폰 칩을 사용해 레이턴시를 최대 30%까지 줄였고 이를 통해 무선이어폰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기능은 에어팟 2뿐만 아니라 QCY T5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QCY T5는 게임 모드라는 이름으로 레이턴시를 줄여주는 기능을 강조했다. 오른쪽 이어폰을 세 번 터치하면 소리가 나며 게임 모드로 전환이 된다. 해당 모드로 전환이 되면 지연속도가 65ms로 낮아져 레이턴시를 줄여준다. 무선이어폰을 사용하고 싶은데 레이턴시 때문에 불편을 겪은 사용자라면 이는 굉장히 유용한 기능일 것이다. QCY T5의 이 기능은 에어팟 2와 비교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으며 가격까지 고려해 본다면 굉장히 놀라운 수준이다.

주변 소음차단 능력은 QCY T5가 더 높아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제품의 성능을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이어폰의 주요 성능은 '음질과 통화품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음질은 직접 사용해 본 후 가장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고, 사람마다 좋은 음질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차음감을 기준으로 비교를 한다면 앞서 말했듯, 오픈형인 에어팟 보다 커널형인 QCY가 귀에 더 잘 밀착되므로 주변 소음 차단 능력은 QCY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화 음질은 어떨까? 에어팟 2는 음성 가속도계를 통해 주위 소음을 최소화하고 통화품질을 높였다. QCY T5 또한 외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DSP 기술을 사용하여 통화음질을 선명하게 하고자 했다.

최근 다양한 무선이어폰들이 출시되며 가격대가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애플의 경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추가된 기능과 함께 높은 가격을 선보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가격의 차이가 꽤 나는 두 제품을 제품의 외관(무게, 색상, 디자인), 기능(페어링, 배터리 충전, 게임 모드), 성능(음질, 통화음질) 총 8가지의 기준으로 비교해 보았다. 배터리 충전 기능에선 에어팟 2가 우수하지만 나머지 기준에선 엄청난 차이가 나타나진 않는다.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은 다른 기능도 있겠지만, 과연 8배의 가격 차이를 인정할 만한 기능일까?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기 위한 선택은 아닌지, 성능에 걸맞은 가격인지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사람마다 선택의 기준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제품이 우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있는 무선이어폰 시장에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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