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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에 막힌 개천의 용…“내 자식 노력하면 성공” 10년새 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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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9 사회조사’
20대 “우리 사회 믿을 수 있다” 45%
“가정보다 일 우선” 54→42%로 급감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는 이제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우리 사회의 계층이동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또 20대와 30대 절반 이상은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없다’고 봤다.

통계청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 사회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일생을 노력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로 10년 전(37.6%)보다 14.9%포인트 감소했다.
 

계층이동 가능성 ‘높다’ 응답 비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변했다. 28.9%가 ‘높다’고 답했는데, 이는 10년 전(48.3%)보다 19.4%나 줄어든 수치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녀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점점 심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자신이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본인 세대와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각각 58.5%, 48.6%)을 높게 본 반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가능성을 낮게(12.5%, 21.5%) 봤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성장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한국 경제가 성숙해져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자수성가’의 기회도 줄어들었다”며 “최근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이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흔들고 계층 대물림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 순위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올해 처음 조사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항목에서는 우리 사회에 대해 ‘믿을 수 있음’으로 응답한 사람이 50.9%로, ‘믿을 수 없음’(49.1%)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 풍조가 그만큼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54.8%로 신뢰도가 가장 높은 반면, 20대(45.1%)·30대(48.5%)는 절반 이하만이 우리 사회를 신뢰했다. ‘전혀 믿을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20대와 30대에서 각각 7.9%·6.1%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뢰가 사라지면서 남을 돕는 손길도 줄고 있다. 지난 1년간 기부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5.6%,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의 비중은 39.9%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1.9%)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가정은 뒷전이고 일만 하는 ‘일벌레’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42.1%로 2011년보다 12.4%포인트 줄었다. 반면에 둘 다 비슷하다는 대답은 44.2%로 같은 기간 10.2%포인트 늘었다. 이에 처음으로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을 앞질렀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남성(48.2%)이 여성(33.8%)보다 높았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5%에서 13.7%로 늘었다. 통계청은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 3명 중 2명(65.1%)은 노후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55.2%)이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고령자의 노후 준비 비중은 55.3%로 10년 전(46.7%)보다 8.6%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전국의 13세 이상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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