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오염수 처분 의견수렴 마무리…해양방류 결론날 듯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처분 방안을 놓고 일본 정부가 이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의견수렴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일본 정부는 그간 청취한 각계 의견을 바탕으로 해양방류와 대기(수증기) 방출 등 2가지 처분 방안 가운데 연내에 최종안을 선택할 방침이다.
그러나 2013년 12월부터 이 문제를 검토해온 전문가 소위가 올 2월 활동을 종료하면서 해양방류를 한층 확실하게 실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천해 대다수 이해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대하는 해양방류 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분 방안을 해양방류로 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의 오염수 저장 탱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8일 도쿄 도내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와 후쿠시마현 수산가공업연합회 등 2개 단체 대표가 참가한 회의를 열고 오염수 처분 방안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기시 히로시(岸宏) 전어련 회장은 유력하게 거론되는 해양방출안에 대해 "심각한 풍평피해를 야기해 (조업 정상화를 기대하는) 어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일본) 어업의 장래에 괴멸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어업인들의 총의는 절대 반대"라고 강조했다.
풍평피해는 오염수를 정화처리 후에 해양으로 쏟아낼 경우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 발생하는 피해를 의미한다.
기시 회장은 또 풍평피해를 막을 유일한 대책은 "해양방출을 하지 않는 것, 그것뿐"이라며 지상 보관을 계속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노 도시히토(小野利仁) 후쿠시마현 수산가공업연합회 대표도 "해양방출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어련은 지난 6월에도 정기총회에서 해양방출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취지의 특별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험조업이 이뤄지는 후쿠시마 연안의 지난해 어획량은 약 3천600t으로, 원전 사고 전과 비교해 14%에 그치는 수준이다.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은 내년 4월 본격 조업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기시 히로시(岸宏)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회장이 8일 경제산업성이 주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분 방안 관련 의견 청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 7번째로 개최한 의견 청취 행사를 마지막으로 지난 4월부터 지역단체장, 경제단체 대표 등 각계 인사들을 상대로 진행해온 의견 수렴 절차를 끝내고 연내에 구체적인 처분 방법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에지마 기요시(江島潔) 경제산업성 부대신은 마지막 청취 행사를 마친 뒤 " 처분방침에 관한 결론을 조기에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해양방출 반대 의견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접수한 의견을 정리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난달 26일 취임 후 첫 지방 출장지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정부의 처분방침을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해양방류로 처분 방식을 결정하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류관 설치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된다.
정부 결정에서 실제 방류까지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져 실제 방류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하루 160~170t씩 생기고 있다.
이 오염수는 올 8월 20일 기준으로 1천41개의 탱크에 122만t으로 불어나 있다.
도쿄전력은 오는 2022년 10월경에 보관 용량을 초과하는 상황을 맞기 때문에 처분 방안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핵물질 정화 장치를 거친 점을 내세워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처리수에는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트리튬(삼중수소)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트리튬을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62종)을 정화(흡착)한 뒤 보관 중인 처리수도 70% 이상은 오염 농도가 일본 정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해양방류가 결정되면 ALPS를 이용한 재처리를 반복해 오염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추겠다고 도쿄전력은 밝히고 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후케타 도요시(更田豊志)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8일 폐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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