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도 구워서 배달…‘홈코노미’ 1년여 만에 2배 성장 [뉴스+]

국민카드, 고객 데이터 분석 / 음식배달앱 카드결제 최대 증가 / 자녀·반려동물 돌봄도 2배 이상 / 정수기 등 가전렌털 업종 1.35배↑ / 결제건수 기준 25∼34세가 54% / 35∼44세 女 평균 결제금액 ‘최고’ / “집에서 보내는 시간 인식 변화 / 관련산업 다양·지속 성장 전망”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최모(33)씨의 주식은 배달음식이다. 퇴근하고 집에서 영화 보는 게 낙인 그는 저녁식사 대부분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다양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 가끔 아침식사도 배달로 먹는다는 최씨는 “식당에서 ‘혼밥’하는 것에 대해 시선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내겐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배달앱을 통해 시켜먹으면 맘 편히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집에서 혼자만의 활동을 즐기는 ‘홈족’이 늘어나고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확산하면서 집에서 발생하는 각종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음식 배달앱, 가전 렌털, 일상용품 배송, 집안·차량 관리, 홈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홈코노미 관련 업종을 이용한 25세에서 54세까지 KB국민카드 고객들의 카드 결제 데이터 4492만건을 분석하고 1200명의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홈코노미의 현황과 특성’을 18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홈코노미 관련 업종의 일평균 카드 결제 건수는 2018년 1분기 대비 올해 2분기에 1.9배 증가했다. 증가폭이 가장 큰 업종은 음식 배달앱으로 같은 기간 카드 결제 건수가 2.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출장 청소·세차 등 집안·차량 관리 업종의 결제 건수는 2.01배, 영상·음악·도서·게임 등 홈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종 결제 건수의 증가폭은 1.83배였다.

홈코노미 관련 업종 이용이 많았던 연령대는 결제 건수 기준 53.7%를 차지한 25~34세였다. 특히 35~44세 여성의 경우 결제 금액이 2만8840원으로 평균 결제 금액인 2만4393원을 웃돌았다. 

홈코노미 업종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음식 배달앱은 올해의 성장세가 한층 두드러졌다. 특히 2018년 1분기를 100으로 볼 때 올해 2분기 결제 건수 성장세는 214를 기록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음식 배달앱 주 이용 고객층은 2019년 2분기 기준으로 25~34세가 전체의 56.3%를 차지했다. 35세 이상의 고객들의 이용 성장세도 두드러져 음식 배달앱 이용 고객층이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가전 렌털 업종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2분기에 결제 건수가 1.35배 증가했다. 가전 렌털 업종은 분기별 증가 추세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올해 들어 성장 폭이 커졌다. 작년 1분기 대비 올해 2분기의 가전 렌털 업종 결제 고객 수와 결제 건수 성장세는 각각 133.9, 134.7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월 단위 등 정기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업종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코노미 관련 업종의 성장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홈코노미 관련 업종 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 중 35.9%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집에서 보낸다는 응답도 51.7%로 외부에서 보낸다는 응답(21.2%)보다 2배 이상 많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적 변화 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도 집에서 먹고 즐기며 전문가의 관리를 정기적으로 받는 ‘홈코노미’ 관련 업종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집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홈코노미’ 관련 산업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점차 다양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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