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금융서 지분 16% 매입…최대한도인 34% 보유
여민수 "협력·투자 강화해 카카오뱅크 혁신 지속"
김범수 기소로 위기 맞았지만 잇단 무죄로 안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035720)가 마침내 카카오뱅크 최대주주가 됐다.

카카오는 22일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 16%를 매입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ICT 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최대보유한도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놀라운 혁신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협력과 투자를 강화하고 주주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가 그동안 보여준 혁신과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 협력과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러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의 다양한 계열사와의 서비스와 협력을 강화해 카카오뱅크의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높일 예정이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카카오톡 간편 송금, 모임 통장 초대 기능, 카카오뱅크 상담 챗봇 등에서 협업을 진행해왔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등극함에 따라 그동안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각오다.

올해 7월 계좌개설 고객 10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9월말 기준 고객수 1069만명, 총 수신은 19조9000억원, 총 여신은 13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출범 2년 만에 이룬 성과로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성장세라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수익면에서도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54억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자본금은 1조80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 카카오 주도로 출범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제 내의 최대보유한도인 10%의 지분만 보유하는 데 그쳤다. 법은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을 4%(지방은행의 경우 15%)로 제한하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지분까지 포함하면 10%다.
 

카카오뱅크 연혁. (카카오 제공)

이에 따라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염두에 두고, 카카오뱅크 최대주주(50%)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보다 1주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콜옵션 계약을 체결해 향후 최대주주가 되는 길을 마려해뒀다.

지난 9월 국회가 여야 합의로 ICT기업에 한해 심사를 거쳐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통과시키며, 카카오로선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해 11월 카카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주식보유 현황을 신고와 관련해 2016년 5개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했다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벌금 1억원으로 약식기소하며 카카오에게 암운이 드리웠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10%를 초과 보유하려는 대주주 자격에 대해, 최근 5년간 부실금융기관의 최대주주가 아니고 금융관련법령·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의장은 1심에 이어 지난 8일 선고된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20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인정하고, 카카오의 지분 매입을 승인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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