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팔린 모토로라 '레이저'…폴더블 폰으로 돌아왔다
2000년대 초반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았던 모토로라의 수작 ‘레이저(Razr)’가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폰으로 돌아왔다. 14일(현지시간) 모토로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2019’을 공개했다. 2004년 당시 1억3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폴더폰 레이저 V3와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날 공개된 레이저 2019는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썼다는 점에서 추억의 모토로라 레이저와는 다르다. 위·아래 안쪽으로 화면을 접는 ‘클램 셸’(조개껍데기)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클램 셸 타입의 폴더블 폰 컨셉을 삼성 개발자대회에서 공개한 바 있다. 모토로라는 삼성에 앞선 2017년 12월 “조개처럼 접는 폴더블 폰을 개발 중이다”고 밝혔다.
레이저 2019는 폴더블 폰이기 때문에 일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썼다. 액정(LCD) 디스플레이를 쓰면 백라이트가 있어야 해 화면을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없다. 위아래를 접었을 땐 2.7인치, 열었을 땐 6.2인치 21대 9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그리고 화웨이의 메이트X와 비교하면 레이저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수준으로 작다.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4.6인치, 펼쳤을 때는 7.3인치다. 메이트X는 각각 6.6인치, 8인치에 달한다.
같은 폴더블 폰이라도 크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제품 개발의 출발점,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혼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레이저 2019는 갈수록 커지는 스마트폰 자체를 어떻게 한 손에 잡을 수 있도록 사이즈를 줄일지에 초점을 맞췄다.
애플 역시 모토로라와 유사하게 스마트폰의 크기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둔 폴더블 폰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1월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특허 도면에는 스마트폰 3개 면을 서로 엇갈리게 접어 마치 ‘Z’ 모양이 되도록 한 형태도 등장한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일단 “모토로라가 우리가 원해 왔던 폴더블 폰 레이저를 만들어냈다”고 호평했다. 씨넷 역시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 폰이 갤럭시 폴드가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는 평을 내놨다.
레이저 2019의 가격은 1499달러(약 175만원)로 경쟁작보다 싸다. 공식 출시는 내년 1월로 미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을 통해 판매된다. 갤럭시 폴드는 미 2위 사업자 AT&T를 통해 1980달러(약 228만원)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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