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일정 조건아래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종류 주식이다. 이번 주총에서 상환권에 해당하는 “R(redeemable)”의 권리를 완전히 삭제해 전량 전환우선주(CPS)로 변경했다. 전환우선주는 일반회계기준(K-GAAP) 뿐만 아니라 IFRS(국제회계기준) 상에서도 자본으로 인식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3000억 원의 자본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 조달 방식 중 하나다.

하지만 RCPS는 토스의 인터넷진출 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다. 올 초 인터넷은행에 첫 도전장을 냈을 때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이 RCPS로 이뤄져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상환우선주는 주식이지만 성격상 갚아야 할 부채에 가깝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0월 제3인뱅 재도전장을 내면서 자본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토스뱅키 컨소시엄을 꾸려 토스가 의결권 기준 34%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서 이끌면서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을 주요 주주로 끌어들였다. 여기에다 이번에 제 3인터넷은행, 증권사 설립 추진 등을 위해 대주주로서의 자본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려 상환권마저 떼어 낸 것이다.

주주들도 이런 결정에 모두 동의했다. 상환권을 제거해서라도 토스가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는 게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라는 판단에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요 주주인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페이팔, 세콰이어차이나 등은 세계적인 핀테크와 인터넷은행의 주요 투자사로서, 이번 결정을 통해 세계적 분위기에 맞춰 토스의 은행·증권사업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토스의 모든 주주는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모든 투자자가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한 것 역시 큰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자본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일단락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예비인가 심사 중이다. 연내 심사를 마치고 최대 2곳에 인가를 내준다는 계획이다.

장순원 (cr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