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베트남 1위 은행 2대 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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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베트남 1위 은행 2대 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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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은행권, 국내시장 포화에 신남방 국가로 사업영역 확대



시중은행들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 국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남방 지역은 10년 뒤 세계 4위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만큼 성장 가능성이 커 글로벌 금융사들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곳이다. 시중은행들은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신남방 국가 금융사의 법인이나 지분의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2일 베트남 자산규모 1위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지분율 15%)을 인수해 BIDV의 2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1957년 설립한 BIDV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95.3% 지분을 보유해온 국영 상업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66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3809억원을 거뒀고, 증권과 보험, 리스, 자산관리 등의 자회사가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전역의 1000여개에 달하는 BIDV 지점과 사무소, 5만8000여개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등을 활용해 선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에서의 사업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신남방 국가 공략은 올 3월 지성규 행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지 행장은 취임 당시 “2년 임기 동안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신남방 국가 공략을 위한 글로벌 인재 2000명을 이미 양성 중”이라고 말했다.

신남방은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등 아세안 10개국과 인도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20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중 절반이 30대 미만이어서 구매력도 상당히 높고, 무엇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우리은행은 신남방 국가에서 올해 올린 순이익이 3분기 누적으로 8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이들 지역에서 2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54억원, 올해 5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노이사무소가 올 2월 지점으로 전환하는 등 지점 개설에 따른 초기 비용이 반영돼 올해 순이익이 줄었다”며 “신남방지역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을 제시해 시장 지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신남방 국가 중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베트남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제4대 교역국이며 7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2017년 말 호주계 은행인 ANZ의 베트남 소매금융(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신한베트남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759억원에 이어 올해 93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를 달성했다. 올해 7월 인공지능(AI)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한 베트남우리은행은 신용대출을 일반 고객으로 확대해 10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정부도 시중은행의 신남방 국가 진출을 돕기 위해 이들 지역에 ‘금융협력센터’를 개설한다. 내년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금융협력센터는 금융 인프라 구축 지원,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의 보증, 보험, 정책금융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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