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 사랑 끝"… 아웃도어, 사라지거나 변신하거나

아웃도어 의류를 입은 등산객들.

 

노스페이스 ‘눕시 다운 재킷’(왼쪽)과 네파 ‘구스코트 아르테’. /사진=각 사

◆‘아웃도어=등산복’ 공식 깨질까

아웃도어업계는 ‘탈(脫)아웃도어’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과거 아웃도어업체들이 기능성 의류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스타일에 신경을 쓴다. 등산복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패션 의류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는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노스페이스는 1992년 첫 출시돼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눕시 다운 재킷’을 재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신세계X노스페이스 티볼 숏패딩’을 선보였다. 2000년대 후반 중고등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을 20만~30만원대 저렴한 가격대로 다시 선보인 것이다.

네파는 올해 코트 스타일을 입은 다운재킷인 ‘구스코트 아르테’를 출시했다. 코트의 스타일리시함은 살리고 구스다운의 따뜻함을 더한 제품이다. 일반 다운재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퀼팅선이 없어 깔끔하고 포멀한 코트형 디자인을 갖췄다.

또한 네파는 방송인 피오와 협업해 듀오 리버시블 부클 다운을 출시했다. 일명 ‘피오패리스’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패딩과 플리스 두 가지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아우터다. 한쪽은 보송보송한 부클 플리스 면, 뒤집으면 다운 우븐 겉감이 적용돼 때로는 플리스로, 때로는 구스다운 충전재를 넣은 숏 다운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밀레의 ‘엠리밋’은 2016년부터 등산복 위주의 아웃도어와 생활 스포츠를 아우르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전환했다. 지난 3월엔 1세대 스트리트 브랜드 ‘크리틱’과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스트리트 브랜드의 주요 고객인 젊은층 공략에 성공했다.

특히 아웃도어업계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 인기 아이템인 ‘플리스’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디스커버리가 지난 9월 출시한 ‘부클 테크 후리스’는 3주 만에 8만장이 완판됐다. 시즌 마감까지 30만장을 판매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플리스 물량도 지난해보다 확대했다. 블랙야크는 플리스 상품을 지난해 12종에서 22종으로 늘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K2, 아이더는 플리스 물량을 지난해 보다 각각 5배, 4.5배, 3배 확대했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메가트렌드였던 롱패딩의 인기가 저물면서 올해 업체들은 아웃도어만의 기능성을 유지하면서 스타일은 살리는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며 “아웃도어시장이 어렵지만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