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벤츠·BMW는 하는데, 현대차는 못하는 차량 공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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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벤츠·BMW는 하는데, 현대차는 못하는 차량 공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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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완성차업체 서비스 금지
정보 규제로 빅데이터도 못 쌓아

[2019 연중기획] 규제 OUT
세계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도요타의 ‘도요타 셰어링’(왼쪽), 메르세데스-벤츠·BMW의 ‘프리나우’(가운데). 현대차는 2017년 카풀업체 벅시에 투자했다가 각종 규제의 벽에 막혀 1년 만에 지분을 넘기고 철수했다. [사진 각 업체]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는 지난달 28일 ‘도요타 셰어’란 이름의 전국 단위 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차를 빌려 탈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 등록부터 과금까지 이뤄진다. 앱이 자동차 열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용 주차장(스테이션)에 가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야리스’ 같은 소형차는 15분에 약 150엔(약 1600원), 패키지 요금제를 이용하면 6시간에 3080엔(약 3만2800원)이 과금된다.

도요타는 무인 렌터카 서비스인 ‘쵸쿠노리(チョクノリ·‘즉시 타다’는 뜻의 조어)’ 서비스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렌터카 업체에 가서 차량을 빌리고 반납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대여·반납이 이뤄지고 과금까지 끝난다. 도요타는 향후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로 이를 확대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속속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만큼은 예외다. 한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 국내 카풀 스타트업 ‘럭시’에 투자해 공유서비스 시장 진출을 모색했지만 1년 만에 지분 전량을 카카오모빌리티에 매각했다.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해외에서만 이뤄진다. 완성차 업체가 렌터카 사업을 하거나 승차공유 서비스를 하는 것이 한국에선 불가능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포니.ai’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승차공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지분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전기차를 이용한 차량호출 서비스를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이다. 러시아 최대 포털 사이트인 얀덱스와 협업해 현대 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간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본거지’인 한국에선 시범 서비스조차 할 수 없다.

자율주행의 핵심은 데이터의 확보다. 중국(디디추싱·바이두), 일본(도요타), 미국(GM·구글) 등은 자국에서 모빌리티 관련 누적 데이터를 늘려가고 있다.

대형 완성차 업체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통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프리나우’라는 이름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 우버 등에 밀린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도 ‘위(We)’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율주행·모빌리티의 핵심은 영상정보의 빅 데이터인데 한국에선 개인식별정보라는 이유로 데이터를 보관하지도 못하게 돼 있다”며 “신(新) 산업 자산이 되는 빅 데이터조차 축적하지 못하면 한국은 해외 업체의 소비시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율주행 사고도 공개하지 않은 채 어마어마한 수준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규제를 완화해 국내 업체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막대한 돈을 주고 해외 데이터를 사와야 하는 지경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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