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용산 빼고 부동산 규제지역 다 푼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 남아 있는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한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규제지역이 모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때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해서 주택시장 경착륙을 막고 거래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2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규제지역을 추가로 해제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강남3구와 용산구) 4곳을 빼고 나머지 지역에 대한 규제를 해제할 것”이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 규제 등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지방을 시작으로 인천과 경기 지역의 규제를 풀었다. 현재 서울 25개 구 전체와 경기 과천·성남(분당·수정구)·하남·광명시 등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규제 등도 추가로 완화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역의 주체인 주민들의 자율과 창의성을 동력 삼아 그린벨트와 같은 과도한 규제는 풀겠다”고 강조했다.
최대 5년 실거주 의무를 져야 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019년부터 시행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등 18개 구 302개 동과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시) 13개 동이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2019년 12월부터 민간 아파트도 지자체 심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이 대거 해제되면 서울 주요 입지 수요는 소폭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가 높아 거래가 활발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3구-용산 제외 규제지역 해제
정부가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 해제를 전면 검토하고 나선 건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거래절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규제지역 해제로 세제와 대출, 청약 등의 규제를 정상화하고 분양가 규제 완화까지 병행해 수요를 되살리려는 의도이지만,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당장 거래 활성화가 되긴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규제지역은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구, 수정구), 과천, 하남, 광명시다. 정부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규제지역을 해제하면서도 “서울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 규제지역 대거 해제를 검토하는 것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더 이상 투기 수요가 급증하거나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 7.2% 하락했다. 노원구(―12.01%)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도봉구(―11.80%), 성북구(―10.27%)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경기 광명, 하남, 성남(수정, 분당구), 과천시 등도 급매가 속출하며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광명시가 지난해 15.41%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다만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여전히 수요가 높아 향후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규제지역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4.28%, 2.41% 하락해 낙폭이 작았다. 용산구도 4.7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서울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기초단체장 허락을 받고 거래해야 하는 곳으로 실거주 목적의 매매만 가능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없다. 현재 강남구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이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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