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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김건희 여사의 등판…과감한 내조,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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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가 잦아졌다. 집권 초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지난 연말부터 단독 봉사활동 횟수를 늘렸다. 새해에는 여당 정치인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시절부터 윤 대통령에겐 '양날의 검'으로 통해왔다.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게 집토끼 결집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진보 진영의 높은 비호감도 때문에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여겨졌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잦아질수록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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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 리트리버 강아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취재진 동행하고 마이크 앞에 서고…달라진 김건희 여사

김 여사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을 도와 달라"는 부탁 인사를 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에겐 "따로 한 번 모시겠다"며 초청 의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단순 봉사 활동을 넘어 '국정 내조'를 위한 본격적인 몸 풀기에 나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김 여사의 광폭 행보는 예견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대선 당시 김 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보조하는 영부인의 역할을 고려하면 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김 여사를 대면한 여당 인사들 말을 종합하면 그의 성격은 호탕한 편이라고 한다. 이들 여권 인사들은 시사저널에 "김 여사가 조용히 있고는 못 배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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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여사의 행보는 지난해 8월부터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김 여사는 당시 집중 호우 피해 지역을 여러 차례 찾아 복구 활동을 하는가 하면, 무료 급식 제공 시설 '안나의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수원 세 모녀' 빈소 등을 방문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 여사의 행보는 대부분 비공개에 부쳐졌다. 대통령실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김 여사의 호의가 반영된 행보일 뿐 별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향후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지난 연말부터 김 여사의 행보는 본격적인 공개 활동으로 바뀌었다. 김 여사는 지난달에만 총 18건의 공개 일정을 가졌으며,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단과 동행한 일정도 있었다. 김 여사는 주로 자립준비청년과 위탁부모, 쪽방촌 등 취약계층을 챙기는 봉사활동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세심하게 정부와 지역사회의 지원을 뒷받침하겠다" "취약계층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직접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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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에서 열린 '이웃과 함께하는 2022 찾아가는 성탄절, 희망박스 나눔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여사 몸 풀었는데 尹대통령 지지율은 선방…'김건희 리스크'는 옛말?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 2021년 12월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고 했으나, 지난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선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은 대통령이 다 못한다"고 했다. 사실상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이 잦아진 배경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거론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말부터 40%대를 회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얻었단 해석이 나온다. 한 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주원인으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거론돼왔으나, 김 여사의 공개 행보에도 지지율을 선방한 것이다. 김 여사로서도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김 여사가 보폭을 넓힐수록 야권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장 숙명여대는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본조사에 돌입했다. 야권은 이를 포함해 김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 등을 거론하며 특검법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감지된다. 여권 사정에 밝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 이상 '김건희 리스크'는 없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 여사의 행보도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막을 순 없지만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필요 없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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