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실종 초등생' 유골 수색 8시간 만에 종료
【화성=뉴시스】이병희 기자 =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모(56)씨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유골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8시간 만에 끝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일 오전 10시께부터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실종된 김모(실종 당시 9세)양 유골 수색 작업에 나서 이날 오후 6시께 수색을 마무리했다.
작업은 당초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발굴에 필요한 장비 도착이 지연돼 10시께부터 이뤄졌다.
이날 작업 장소는 김양의 유류품이 발견된 곳이다. 이씨가 김양 시신과 유류품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곳은 아파트가 들어선 상태라 발굴 작업을 할 수 없다.
수색 작업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120여 명이 동원됐다. GPR(Ground Penetrating Radar, 지표투과 레이더) 장치 3대와 금속탐지기 등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 공원 일대 3600여㎡를 5㎡씩 110여 개 구역으로 나눈 뒤 GPR과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구조물 등이 있는지 확인 작업을 벌였다.
구역별로 금속탐지기 반응을 일으킨 지점에는 분홍색 깃발을, GPR 반응을 일으킨 지점에는 주황색 깃발로 표시했다. 수색 완료 시점에 분홍색 깃발은 30여개, 주황색 깃발은 40여개가 꽂혔다.
경찰은 이날 수색작업 결과 깃발을 꽂은 곳을 기준으로 2일 오전 9시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 등 23명을 투입해 정식 발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발굴작업은 금속탐지기나 GPR 반응을 일으킨 지점을 중심으로 1㎡씩 구획을 정하고, 흙을 10㎝씩 파 내려가면서 특이사항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GPR은 땅속 지하구조와 지하시설물을 측량하는 장치로, 땅속 1~1.5m 깊이까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최대 3m 깊이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날 수색작업 소식을 들은 김양의 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오열했다.
30년 전 초등학생 딸을 잃은 아버지는 70대 후반의 백발노인이 돼 이곳을 찾아 “자식 잃은 죄인이 무슨 말을 할까”라며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양의 고모는 “당시 아무리 암울한 사회라 해도 어떻게 살인사건을 단순 가출로 수사를 했나”라며 “당시 12월에 옷하고 가방 등이 나왔을 때 시신을 발견했어야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30년 동안 폐인처럼 살았다”며 “다시는 어린아이들이 이런 험한 꼴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이런 일을 당하면 그 부모들은 정말 피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양은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실종 5개월여 만인 같은 해 12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실종 당시 착용한 옷가지 등만 발견돼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됐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모(56)씨가 최근 이 사건도 자신의 소행임을 자백하면서 경찰은 이날 실종된 A양의 시신을 찾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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