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첫 발굴작업…유가족 "우리 아이 원한 풀어달라"
경기남부청, 2일부터 본격 개시…늦은 오후까지 진행 예상
특정구간 10㎝씩 땅 판 뒤, 채로 걸러내는 식으로 발굴작업
수사본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2일 오전 9시부터 경기 화성시 소재 A공원에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김모(당시 9)양의 시신찾기 수색작업 일환인 발굴작업을 실시 중이다.뉴스1 유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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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스1) 유재규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밝힌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에 대한 시신 발굴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일 수사본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오전 9시부터 경기도 화성시 소재 A공원에서 김양의 시신 발굴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날 발굴작업은 전날 '지표투과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 GPR)가 이상지형이라고 감지한 탐지작업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GPR은 주파수를 땅속으로 투사해 지표 내부에 변화가 있는지, 변형됐는지 등 지층 형태를 탐지하는 장비로 최대 3미터(m)까지 파악할 수 있다.
경찰은 공원 내 3600여제곱미터(㎥) 지역을 가로와 세로 5m씩 바둑판 모양으로 흰 줄을 설치해 구분했다. 이후 GPR 신호에 따라 발굴작업이 중복되지 않게 붉은 깃발을 설치했다.
경찰은 삽과 곡괭이, 호미 등을 이용해 붉은 깃발이 꽂힌 구간을 10센티미터(㎝) 깊이로 판 뒤, 흙을 채로 걸러내는 방식으로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 및 형사과 등 7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유가족들은 2일 발굴작업이 이뤄지는 경기 화성시 소재 A공원을 찾은 가운데 경찰 관계자로부터 발굴작업에 대한 진행상황을 듣고 있다.© 뉴스1 유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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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현장에서 김양의 아버지는 자리에 주저 앉아 "좀만 더 (수색이)빨리 이뤄졌어도…왜 이렇게 늦게 하는 것이냐"며 "(당시 야산의 모습이) 이렇게 변할 줄 상상도 못했다. 그때는 얼마나 산이 높았는데…"라면서 흐느꼈다.
이어 "그 때 (김양의) 옷이 발견됐으면 바로 감식이 이뤄졌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지금 죄없는 후배 경찰들이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 당시 경찰들을 불러 발굴작업을 하면 더 빨리 진행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양의 고모는 "우리 아이 찾아달라. 원한이라도 풀게 해주고 싶다. 유골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화성살인 9차 사건이 발생하기 1년여 전인 1989년 7월18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김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이후 같은 해 12월 참새잡이를 하던 마을주민들이 한 야산에서 김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마와 책가방 등 유류품 10여점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야산이었던 이곳은 현재 공원으로 조성됐다.
이춘재는 경찰 대면조사에서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과 유류품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춘재가 진술한 곳은 해당장소와 100여m 떨어진 곳으로, 현재는 아파트가 들어서 발굴작업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재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후 경찰 대면조사에서 추가적으로 또 다른 4건의 살인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바 있다.
이춘재가 밝힌 추가 범행 4건은 Δ1987년 12월 수원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Δ1989년 7월 화성에서 있었던 초등생 실종사건 Δ1991년 1월 충북 청주 복대동 여고생 살인사건 Δ1991년 3월 청주 남주동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김양의 시신 발굴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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