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론 거세지자 사과… 인적 쇄신ㆍ사퇴 요구는 일축

“이렇게 발목 잡는 야당 처음”… 한국당에 거듭 날 세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국민께 매우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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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극심한 국론 분열을 초래한 조국 사태를 겪고도 여당이 아무런 입장 표명이나 인적 쇄신 없이 두루뭉술 넘어가려고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지 16일 만이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개혁이라는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로 정부와 민주당이 추구했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등 돌리게 했다는 지적에 몸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당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했다. 기자간담회 내내 ‘조국’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 대표는 “여당의 쇄신은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잘 만들어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이라며 “당직 개편 얘기는 당내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제가 각 시도와 예산정책협의를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충실하게 하는 게 혁신이지 서로 인신공격을 하는 게 혁신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스스로 책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당 일부의 주장에 대해선 “아주 극소수자가 그러는 것”이라며 “그 사람들 의견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대다수 당원의 뜻에 따라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총선이 다섯 달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물러나라는 건 선거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로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당내 중진과 86 그룹(80년대 학번ㆍ60년대생) 출신 의원의 ‘물갈이’ 요구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예의가 없는 용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검찰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일반 시민들은 검찰은 ‘사람을 잡아다 족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저도 군 검찰 조사를 받아봤지만, 수사관이 와서 막 툭툭 치고 욕이나 하고, 그건 폭행이지 수사가 아니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이어 “그런 걸 없애야 국민이 안심한다”면서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검찰개혁을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총선 전 당 복귀 문제와 관련해 이 대표는 “차기 대선 주자로 지명도가 높아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총리님 의사뿐 아니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야당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전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론, “제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는데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며 “아무리 정부 비판과 견제가 야당의 임무라지만 이렇게 정부가 아무 것도 못하게 발목을 잡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의당 등이 주장하는 국회의원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선 “300석을 절대 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다른 당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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