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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복" vs "정말 민망하다" 레깅스 '선정성' 논란

아이리스 0 610 0 0

레깅스 입은 여성 하반신 몰래 촬영한 남성 무죄
선정성 논란 또다시 불거져
일부서 민망하다는 반응
개인의 자유 과도한 침해 논란

분홍 레깅스를 입은 한 여성.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플리커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 촬영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유죄를 확정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레깅스를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레깅스는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레깅스는 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민망하거나 보기 불편하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에서는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 여성들이 레깅스 차림으로 외출을 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레깅스를 둘러싼 '시각 차이'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오원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피해자 역시 이 같은 옷차림으로 대중교통에 탑승해 이동했다"며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행위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하고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준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원심은 피고인이 몰래 촬영한 신체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판단, 유죄로 인정했다.

레깅스를 둘러싼 '성적 욕망', '선정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현지 시각)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네 아들을 키우는 한 어머니 A 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대학신문에 여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A 씨는 "최근 아이들과 함께 대학 캠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여학생이 레깅스를 입고 있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며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레깅스 복장을 무시하기는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학생을 키우는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다음번에 쇼핑을 하러 갈 때는 레깅스 대신 청바지를 사라"고 촉구했다.

A 씨 발언에 레깅스 선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했고, 여성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나는 레깅스를 입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레깅스는 문제 없고 이를 바라보는 일부 남성들의 시각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레깅스 논란에 대해 전했다. NYT는 "레깅스뿐만이 아니라 미니스커트, 청바지 등 과거 패션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그것을 입어도 된다, 안된다는 표면적 문제를 넘어 훨씬 복잡하고 표현하기 힘든 현실을 대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깅스를 둘러싼 힘든 현실은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위스콘신주의 케노샤 고등학교가 레깅스를 입고 등교한 여학생을 집에 돌려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학생과 갈등을 빚었다.

또 이에 앞서 2017년 3월 덴버 국제공항에서 미니애폴리스행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10대 소녀 3명은 레깅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게이트에서 제재를 받았다.

이 중 1명은 자신의 가방에서 치마를 꺼내 덧입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고, 나머지 2명은 결국 탑승하지 못했다.

관련해 레깅스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여전하다. 30대 직장인 A 씨는 "레깅스 옷에 대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옷 자체가 신체 굴곡을 너무 표현하고 있다"면서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B 씨는 "레깅스뿐만 아니라 선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보면 다른 옷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짧은 치마의 경우 신체 노출이 있고 더 선정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옷도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누리꾼은 "레깅스 입고 다니는 것 이해할 수 없다"면서 "보는 내가 민망하고 성적 수치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요즘 레깅스에 짧은 티 입고 다니는 여자 많더라 여자가 봐도 민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계 관계자는 "레깅스를 선택하고 입는 것은 개인의 영역이다"라며 "다른 사람이 이를 지적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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