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강산 청산 지시 김정은, '1만명 숙박' 계획 있었다
7월 중국서 개최 조선반도포럼서 발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금강산 남측 시설 청산’을 지시한 가운데 북한은 금강산 지역에 1만 명 수용이 가능한 숙박 시설 건설을 골자로 하는 자체 개발계획을 이미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남측 관광객의 숙소로 사용하던 해상 호텔 '호텔 해금강' 앞에서 동행한 간부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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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개월 전인 지난 7월 26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남북ㆍ중 학자들이 참석한 제2차 조선(한)반도포럼에 10여명의 당국자를 파견해 금강산 지역의 개발 계획을 알렸다. 본지는 당시 회의에서 북한 사회과학원이 작성해 발표한 ‘원산- 금강산국제관광지대와 그 개발 방향에 대하여’(PPT 자료)를 24일 입수했다.
지난 7월 26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열린 제2차 조선반도포럼에서 북한이 발표한 개발 계획 자료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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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금강산 지구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꾸리기 위해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를 설립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원산개발총회사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개발 회사까지 지정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자료는 원산-금강산지구를 원산ㆍ마식령스키장ㆍ울림폭포ㆍ석왕사ㆍ통천ㆍ금강산 등 6개 권역으로 나누고, “이 지역은 평양-원산, 원산-고성 사이의 도로와 원산항을 통한 관광객운수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강산 지역인 고성은 관광봉사도시로 만들어 국제문화센터, 무역전시장, 조선음식점거리, 청소년야영소, 민족무도장, 상업거리조성을 계획했다. 특히 호텔을 증설해 숙박 능력을 현재 4 000여석에서 1만석 이상으로 확장하고, 각종 공원과 운동 및 오락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담았다. 금강산 탐승로정(탐방로)의 시설을 보강하고 각종 상업시설을 현대화해 ‘봉사 능력을 높이겠다’는 복안도 포함됐다. 북측 인사는 이 계획을 설명하며 “관광업과 봉사업을 위한 하부구조가 마련돼 있고, 중등일반 교육을 거친 기능있고 근면한 노동력이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개발의 원칙으로 ▶투자 다각화 ▶자연생태환경 보호 ▶국제경쟁력 제고 ▶사회공공 이익 보장 등을 정했다.
북한이 밝힌 금강산 개발 계획의 원칙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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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따르면 이 개발 계획은 “대외 경제 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적극 밀고가야한다”는 김 위원장의 지침에 따른 조치다. 이같은 내용으로 볼 때 금강산 관광 지구내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는 대남 위협용만이 아닌 실제 금강산 자체 개발까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 계획에 따르면 고성은 관광도시화해 호텔을 증설하는 방안이다.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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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불투명하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현대그룹과 한국 정부가 들인 돈이 약 1조원(건설비는 약 4350억)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북한이 외부에서 거액의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7월 조선반도포럼 현장에서도 재원 마련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북측 인사는 “영국대표단이 우리 원산갈마지구 개발을 보고 개발 상태가 좋아 보여 투자에 대한 질문을 해 왔다”며 “하지만 아직 외부자금을 투자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안병민 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인데다 대형 건설 공사에 군인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자본주의 사회와 비용 산정 기준이 달라 재원 부담이 바깥의 예상보다는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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