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잘 나간 현대차 ‘쎄타2’에 발목, 1조 영업익 깨져
SUV·환율 덕 매출 27조 올렸지만
엔진 리콜비용 6000억 3분기 반영
영업익 예상과 달리 3785억 그쳐현대차의 분기 1조원 흑자가 ‘석 달 천하’가 됐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산업 부진에도 판매 실적에 따른 수익성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자동차는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매출 26조9688억원, 영업익 378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쎄타2 GDi’ 엔진 집단소송에 따른 리콜 등 ‘품질 비용’에 발목을 잡혔다. 앞서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익 1조2377억원을 달성하며 7분기 만에 1조원대를 기록했다.
3분기 판매는 110만33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감소했다.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효과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선 그랜저 판매가 주춤하는 등 4.7% 줄어든 16만3322대를 기록했다. 해외의 경우 북미 시장은 팰리세이드 호조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인도의 산업수요 위축이 심화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판매는 전반적으로 1% 감소한 94만4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SUV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과 환율 효과 등으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쎄타2 엔진 관련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돼 수익성은 둔화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쎄타2 엔진에 대한 ‘품질 비용’으로 현대차 6000억원, 기아차가 3000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아자동차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매출액은 15조895억원, 영업이익은 29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2%, 148% 증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 소형 SUV 셀토스가 선전했으며 모하비와 K7 부분변경 모델, 북미시장에서 텔루라이드 등 주요 차종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달 초까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익을 1조원 안팎으로 전망했다. 쎄타2 엔진 이슈로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 출시할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 등 신차에 힘입어 SUV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세단은 재고가 상당량 쌓여있다”며 “전체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개선될 조짐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전기차(EV) 전략 방향성’도 함께 발표했다. 2025년 현대·제네시스의 전기차 16종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56만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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