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서 또 화재 발생… 이번엔 국내산 배터리 장착 설비
하동서 발생… LG화학 관련 15건으로 늘어 / 기존 14건은 모두 中 난징서 생산 배터리 / LG, ESS 최대충전율 하향 등 긴급 조치
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ESS(에너지 저장장치)에서 21일 오후 4시 14분쯤 과부화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뉴시스 |
LG화학의 배터리가 활용된 ESS(에너지저장장치)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기존 화재는 모두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에서 발생했지만, 이번 화재는 국내 생산 배터리가 장착된 설비가 원인이었다.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경남 하동에서 화재가 발생한 태양광발전설비 ESS의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으로, 충북 청주의 오창공장에서 생산됐다.
국내에서 ESS 화재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의 사례를 시작으로 총 27건이 발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 중 LG화학의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는 15건(삼성SDI 9건, 기타 제조사 3건)이다.
이번 화재를 제외한 기존 14건의 화재는 2017년 2∼4분기에 LG화학의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초기 물량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생산 시기와 장소가 특정된 만큼 LG화학은 기존의 14건의 화재와 관련해 배터리의 최대충전율(SOC)을 90%에서 70%로 낮추고, 2017년을 전후해 생산된 제품을 교체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ESS 화재와 관련한 안전대책을 발표했으나 이후에도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삼성SDI는 업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4일 배터리 제품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고, LG화학 또한 더욱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LG화학은 하동에서 화재가 발생한 ESS 배터리와 같은 모델을 쓰는 전체 ESS에 대해 SOC를 기존 95%에서 70% 낮추는 조치를 우선 취했다. 당장은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화재 확산의 위험성을 차단하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연내에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더라도 제품 교체 등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체들은 해외 ESS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화재의 원인을 배터리 자체의 결함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 또한 지난 6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화재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한 채 배터리 보호시스템과 운영 환경 관리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화재는 모두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에서 발생했지만 국내산 제품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장과 업계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너무 커졌다”며 “더욱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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