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로 변한 산티아고…성난 민심에 대통령 ‘백기’
[앵커]
남미 칠레는 현재 반정부 시위로 인해 국가비상사태 상황입니다.
밤엔 수도 산티아고 도심이 적막한 유령도시처럼 변했습니다.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시위가 촉발됐지만 누적된 소득 불균형, 빈부 양극화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칠레 대통령이 결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대책을 긴급 발표했습니다.
칠레 현지에 급파된 이재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 국제공항, 항공사 창구는 한산합니다.
항공기 운항이 닷새째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밀라/공항 이용객 : "통행금지령에 항공사 직원들이 제시간에 올 수 없습니다."]
공항에서 도심을 잇는 고속도로,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알리도/택시 운전사 : "비상 차량이나 허가증 있는 차량만이 다닐 수 있습니다."]
도심에는 인적이 드물고, 상점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습니다.
지하철 역사도 굳게 닫혔습니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입니다.
평소 때 같으면 불야성을 이뤘을 산티아고의 밤은 이처럼 적막감을 느끼게 합니다.
도심 시위는 폭력보다는 점차 평화적 시위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점 약탈은 외곽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15명으로 늘었습니다.
"시위대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칠레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기초연금을 20% 올리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등 빈부 양극화 완화 정책도 내놨습니다.
[피녜라/칠레 대통령 : "모든 근로자의 한 달 최저임금을 30만천 페소에서 35만 페소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의 유화책을 시위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태 장기화 여부는 이번 주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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