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선물하기' 수수료는 얼마? 모바일 쿠폰의 불편한 진실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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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4 00:43
'모바일 상품권' 고율 수수료, 긴 정산주기 손봐야
대학가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점주는 요즘 모바일 쿠폰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키오스크 앞에 결제하려고 선 손님이 가격대를 훑어본 다음, 스마트폰을 열어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매장마다 편차가 있지만, 전체 매출의 30~50%가 모바일 쿠폰 결제 고객이랍니다. 문제는 쿠폰 판매 대금이 한참 '다른 곳'에 묶여 있다는 겁니다. 손님이 쿠폰으로 결제하면, 그 대금을 본사로부터 환급받기까지 적게는 15일에서 많게는 45일까지 걸립니다. 매장을 운영하려면 인건비와 전기세, 수도세 등 큰 돈이 정기적으로 나갈 일이 많은데 '모바일 쿠폰' 결제 대금이라는 이유로 목돈이 두 달 가까이 잡혀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합니다.
물론 모바일 쿠폰을 쓰려고 손님이 더 찾아와서 매출이 올라가는 건 점주한테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비중이 현금과 카드 매출과 맞먹는 정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E쿠폰이 처음 생겼을 때는 광고 판촉 성격이 짙어 소비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쿠폰 역시 현금과 카드처럼 또 하나의 지급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연간 4조 원에 달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관련 제도 개선 논의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신용카드가 가맹점에 매출 전표가 접수된 날로부터 2영업일 이내 판매 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였거나, 배달 플랫폼들 역시 1~2주였던 정산 기간을 3일~7일로 단축한 것과 비교해 봐도 모바일 쿠폰의 정산주기는 한 달에서 두 달로 매우 긴 편이죠.
그럼 모바일 쿠폰은 왜 이렇게 정산이 오래 걸리는 걸까요? 모바일 쿠폰 선물하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카오 선물하기를 예를 들어 보죠. 보통 소비자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을 통해 쿠폰을 구입하고, 카카오는 '쿠폰사업자'에게 정산을 해 줍니다. 이 '쿠폰사업자'가 다시 브랜드사(가맹 본사)에 정산을 해주면, 최종적으로 가맹 본사가 가맹 점주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입니다. 브랜드별로 정산 시기도 제각각이고요.
선물하기 금액이 연간 1조 원을 넘어선 걸로 추정되는 카카오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모바일 쿠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월 1회였던 정산 주기를 4회로 늘렸고, 가맹점과 브랜드, 쿠폰사와 이용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아직 쿠폰 발행사와 각 가맹 본사는 구체적인 정산 시기와 과정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 <모바일 상품권 현황 및 제도 개선 방안> 자료
복잡한 유통 구조 탓에 벌어지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불투명한 수수료 구조'입니다. 전국카페가맹점주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 선물하기 수수료는 5~11% 수준으로 통상적으로 8~12%인 가맹점 영업 이익률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편입니다. 투썸플레이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바일 쿠폰 '아메리카노R'을 기준으로 살펴볼까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4,500원에 이용자가 구매하면, 수수료로 가맹 점주가 4.5%, 가맹 본사가 4.5%를 반반 부담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가맹 점주는 로열티를 3%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7.5%를 점주가 수수료로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1%대 안팎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인 데다, 로열티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거죠. 게다가 그 수수료를 책정하는 과정도 점주들은 알기 어렵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습니다. 신용카드가 대표적이죠. 2000년대 후반부터 신용카드 수수료가 가맹점의 경영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신체계를 도입하는 등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배달플랫폼이 판매 대금을 정산할 때 결제 수수료와 배달비, 중개 수수료 등에 대한 세부 정산 내역을 공개해 가맹점이 적정 수수료율을 따질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뉴스가 보도된 이후 "모바일 쿠폰 쓰면서 소비자가 왜 불편해야 하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소비자는 돈 쓰면서 암묵적 진상이 된다."는 댓글도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너무 편리하게 잘 써 왔으니까요. 하지만, "'모바일 쿠폰' 결제가 유독 많은 달에는 걱정이 밀려온다, 본사에서 쿠폰 행사를 한다고 하면 마음이 착잡해진다"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얘기는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변화도 있습니다. 쿠폰 정산 대금을 '블락 계좌'에 넣어 물류 대금으로만 사용하게 했던 BBQ는 9월부터 제도를 바꿀 예정이라고 하네요. 가맹점주에게 수수료 전액을 부담시킨 맘스터치도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가맹 점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이 논의에서 한 발 빠져있는 쿠폰 발행사와 가맹 본사들도 배달 플랫폼의 정산 기간 단축 노력을 참고하고, 수수료율 산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돈 쓰는 소비자도, 물건 파는 자영업자도 다 함께 기쁜 마음으로 받는 '선물하기 쿠폰'이 될 테니까요.
대학가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점주는 요즘 모바일 쿠폰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키오스크 앞에 결제하려고 선 손님이 가격대를 훑어본 다음, 스마트폰을 열어 모바일 쿠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매장마다 편차가 있지만, 전체 매출의 30~50%가 모바일 쿠폰 결제 고객이랍니다. 문제는 쿠폰 판매 대금이 한참 '다른 곳'에 묶여 있다는 겁니다. 손님이 쿠폰으로 결제하면, 그 대금을 본사로부터 환급받기까지 적게는 15일에서 많게는 45일까지 걸립니다. 매장을 운영하려면 인건비와 전기세, 수도세 등 큰 돈이 정기적으로 나갈 일이 많은데 '모바일 쿠폰' 결제 대금이라는 이유로 목돈이 두 달 가까이 잡혀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합니다.
새로운 지급 결제 수단…'모바일 교환권 시장' 연간 4조 원 규모
물론 모바일 쿠폰을 쓰려고 손님이 더 찾아와서 매출이 올라가는 건 점주한테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비중이 현금과 카드 매출과 맞먹는 정도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E쿠폰이 처음 생겼을 때는 광고 판촉 성격이 짙어 소비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쿠폰 역시 현금과 카드처럼 또 하나의 지급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연간 4조 원에 달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관련 제도 개선 논의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신용카드가 가맹점에 매출 전표가 접수된 날로부터 2영업일 이내 판매 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였거나, 배달 플랫폼들 역시 1~2주였던 정산 기간을 3일~7일로 단축한 것과 비교해 봐도 모바일 쿠폰의 정산주기는 한 달에서 두 달로 매우 긴 편이죠.
그럼 모바일 쿠폰은 왜 이렇게 정산이 오래 걸리는 걸까요? 모바일 쿠폰 선물하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카오 선물하기를 예를 들어 보죠. 보통 소비자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을 통해 쿠폰을 구입하고, 카카오는 '쿠폰사업자'에게 정산을 해 줍니다. 이 '쿠폰사업자'가 다시 브랜드사(가맹 본사)에 정산을 해주면, 최종적으로 가맹 본사가 가맹 점주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입니다. 브랜드별로 정산 시기도 제각각이고요.
카카오 "월 1회에서 4회로 정산 주기 늘려"…각 가맹 본사는 공개 안 해
선물하기 금액이 연간 1조 원을 넘어선 걸로 추정되는 카카오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모바일 쿠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월 1회였던 정산 주기를 4회로 늘렸고, 가맹점과 브랜드, 쿠폰사와 이용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아직 쿠폰 발행사와 각 가맹 본사는 구체적인 정산 시기와 과정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 <모바일 상품권 현황 및 제도 개선 방안> 자료
'수수료 책정 구조'도 불투명…과거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노력 참고해야
복잡한 유통 구조 탓에 벌어지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불투명한 수수료 구조'입니다. 전국카페가맹점주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 선물하기 수수료는 5~11% 수준으로 통상적으로 8~12%인 가맹점 영업 이익률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편입니다. 투썸플레이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바일 쿠폰 '아메리카노R'을 기준으로 살펴볼까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4,500원에 이용자가 구매하면, 수수료로 가맹 점주가 4.5%, 가맹 본사가 4.5%를 반반 부담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가맹 점주는 로열티를 3%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7.5%를 점주가 수수료로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1%대 안팎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인 데다, 로열티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거죠. 게다가 그 수수료를 책정하는 과정도 점주들은 알기 어렵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습니다. 신용카드가 대표적이죠. 2000년대 후반부터 신용카드 수수료가 가맹점의 경영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신체계를 도입하는 등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배달플랫폼이 판매 대금을 정산할 때 결제 수수료와 배달비, 중개 수수료 등에 대한 세부 정산 내역을 공개해 가맹점이 적정 수수료율을 따질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왜 불편해야 하나…"관련 입법 논의 필요"
뉴스가 보도된 이후 "모바일 쿠폰 쓰면서 소비자가 왜 불편해야 하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소비자는 돈 쓰면서 암묵적 진상이 된다."는 댓글도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너무 편리하게 잘 써 왔으니까요. 하지만, "'모바일 쿠폰' 결제가 유독 많은 달에는 걱정이 밀려온다, 본사에서 쿠폰 행사를 한다고 하면 마음이 착잡해진다"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얘기는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변화도 있습니다. 쿠폰 정산 대금을 '블락 계좌'에 넣어 물류 대금으로만 사용하게 했던 BBQ는 9월부터 제도를 바꿀 예정이라고 하네요. 가맹점주에게 수수료 전액을 부담시킨 맘스터치도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가맹 점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이 논의에서 한 발 빠져있는 쿠폰 발행사와 가맹 본사들도 배달 플랫폼의 정산 기간 단축 노력을 참고하고, 수수료율 산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돈 쓰는 소비자도, 물건 파는 자영업자도 다 함께 기쁜 마음으로 받는 '선물하기 쿠폰'이 될 테니까요.
ㅡㅡ지우지 말아 주세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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