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코로나백신 개발…연내 인체 투여 임상

LG그룹 바이오·제약 사업 총괄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백신후보물질 동물시험중
SK·GC처럼 합성항원 방식
타사 백신위탁생산도 참여

오픈이노베이션 적극 활용
항암제·대사질환약 개발
합병후 신약 후보 2→12개

LG화학이 코로나19 예방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 임상1상을 연내에 개시한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부사장·57)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해 현재 동물 효력 시험을 하고 있다"며 "연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2017년 1월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한 뒤 3년째 LG그룹 제약·바이오 분야를 총괄하는 초대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다.

손 본부장에 따르면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1992년 LG화학이 출시한 B형 간염 백신(유박스B)을 개발할 때 활용한 합성 항원(서브 유닛) 방식이다. 이는 바이러스 단백질 표면에서 면역 반응에 필요한 조각만 모아 재조합하는 것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방식과 동일하다. 손 본부장은 "개발 중인 백신은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나지 않고 면역 반응만 유도하는 형태"라며 "오랫동안 사용해온 백신 개발 방식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기존 백신 제조 공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국내외 다른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도 위탁생산(CMO)한다는 방침이다. 손 본부장은 "그동안 다양한 백신과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등을 출시하면서 축적한 LG화학만의 생산 공정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외국 업체가 코로나19 백신을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CMO 업체로 참여해 글로벌 백신 생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들여와 심화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주력 신약 개발 분야를 항암제와 대사질환 치료제에 맞출 계획이다.

2018년 11월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본격화한 LG화학이 현재 확보한 40여 개 신약 후보물질 중 외부에서 도입한 것은 8개다. 손 본부장이 직접 진행한 8개 오픈이노베이션 가운데 가장 빠른 성과가 기대되는 것은 미국 바이오벤처사 큐바이오의 두경부암 대상 면역 항암제다. 그는 "큐바이오에서 들여온 물질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며 "발암 부위에 국한해 특이적으로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기존에 없는 혁신적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손 본부장은 "대사질환 중 하나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을 올 하반기에 외국 업체에서 도입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적응증을) 간염 외에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업체들과는 면역 항암제(두경부암, 폐암) 공동 개발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고, 국내 업체들과는 마이크로바이옴(지놈앤컴퍼니)·보툴리눔톡신(파마리서치바이오)·줄기세포 치료제(메디포스트) 분야로 협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 크립토스와는 분자 진단 플랫폼 기술을 도입해 초소형 분자 진단 기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손 본부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줄기세포 치료제는 우리 신약 개발 주력 분야 중 하나인 항암 및 면역질환 과제와 연결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고, 보톡스나 바이오시밀러 등은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과 합병한 뒤 LG화학 생명과학 분야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기존 15% 수준에서 최근 3년 평균 25%로 높아졌다. 올해 생명과학 분야 매출 목표액 6600억원 중 R&D 투자액은 2000억원(30%)에 이를 전망이다. 손 본부장은 "전 임상 이상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합병 전 2개에서 현재 12개로 늘렸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임상 개발 과제도 6건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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