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A경사가 지난달 11일 광진구 소재의 한 공동주택에서 귀갓길 여성의 뒤를 따라 들어가려 하는 모습. SBS귀갓길 여성의 뒤를 따라가 강제 추행한 경찰관의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18일
SBS가 공개했다.
영상은 귀가하는 피해 여성과 그 뒤를 일정한 간격을 둔 채 따라가는 경찰관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경찰관은 사복 차림이었다. 그는 여성이 공동주택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자 간격을 좁히더니, 문이 열리는 순간 여성을 뒤에서 덮쳤다. 이후 놀라 바닥에 쓰러진 여성을 힘으로 제압했고 입을 틀어막은 뒤 건물 복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현관 출입문이 열리자 A경사가 여성을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 SBSA경사가 바닥에 쓰러진 여성을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 SBS경찰관은 여성이 소리치며 저항하자 건물 밖으로 달아났다. 이 모습 역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이후 택시를 타고 현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사건은 지난달 11일 0시13분쯤 서울 광진구 소재의 한 공동주택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급히 출동했으나, 가해자는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경찰은 3주간
CCTV 분석 등을 통해 추적한 끝에 지난 3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의 30대 A경사를 긴급체포했다.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도 검거 후 신원을 확인할 때까지 가해자가 경찰관인 것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경사는 조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체포 이틀 만인 지난 5일 A경사를 구속한 뒤 8일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자가 “성폭행당할 뻔했다”며 112에 신고한 점, A경사가 피해자를 붙잡아 집 안에 들어가려 한 행위 등을 종합했을 때 성폭행 시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증거물 검토 결과 성폭행 의도까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주거침입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17일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경찰청은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4일 A경사를 직위 해제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므로 추후 징계 여부와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정해진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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