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환매 차질 최대 1조3363억원”
무역금융펀드 2436억 추가 중단
“최대한 신속 환매 재개” 밝혔지만 일부 고객 최장 4년 8개월 기다려야
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유동성 문제로 환매에 차질이 빚어진 사모펀드 규모가 최대 1조3000억 원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환매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일부 투자자의 경우 최장 4년 8개월을 기다려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임자산운용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3일 기준 환매 중단 규모가 93개 펀드, 8466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라임자산운용은 10일까지 사모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55개의 환매를 중단했다. 이날도 무역 거래에 필요한 신용장, 대출 등을 기초로 만든 무역금융펀드 38개(2436억 원)에 대해 환매를 추가로 중단했다. 환매란 펀드 가입자가 만기 때 자신이 투자한 지분의 전체나 일부를 회수하는 것으로 운용사는 보통 현금이나 기타 자산으로 지급한다.
회사 측은 아직 만기에 도달하지 않은 폐쇄형 펀드에서 약 4897억 원이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메자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 원 규모는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펀드 환매가 중단됐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금액 범위는 1조1593억 원에서 최대 1조3363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은 유동성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들의 환매 요청을 수용하려면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야 해 펀드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한 펀드의 경우 내년 말까지 자산의 70% 정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운용 자산의 60%는 2년 8개월 후, 나머지는 4년 8개월이 지나야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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