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에도 숙소에 머문 아베.. 日네티즌·야당 '맹비난'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가 총리 일정을 전달하는 총리동정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태풍이 일본에 접근한 지난 11일 오후 9시40분 공저에 들어간 뒤 내각 위기관리감과 만나기 위해 13일 오전 8시43분 관저에 나오기까지 35시간 동안 머물렀다. 총리관저는 우리 청와대의 본관 집무실 격이고 공저는 거주시설인 관저 격이다. 아베 총리는 공저와 사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태풍) 상륙 수일 전부터가 과거 예가 없는 심대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예견됐고, 예상대로 각지에서 하천이 범람하는 등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국민에게서 이해를 받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기상청이 지난 9일부터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태풍의 내습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11일 저녁에는 최근 퇴임한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전 국가안전보장국장 등과 도쿄 도심 프랑스 요리점에서 식사하는 여유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은 이에 대해서도 “사상 최대급 공포가 열도를 흔들고 있던 금요일 밤(11일) 우리의 아베는 유라쿠초(도쿄 도심 유흥가)의 프랑스 요리점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등 비판하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 차원의 비상재해대책본부 첫 회의가 지난 13일 오후 4시44분에야 개최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럭비월드컵에서 일본팀이 승리했을 때는 바로 트위터에 올리더니”라면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7월 폭우가 서일본을 강타해 16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했을 때도 자민당 중진들과 술잔을 주고받는 등 66시간 동안 관저에 나타나지 않아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구조 골든타임(72시간)을 넘기면서 태풍으로 인한 희생자가 늘어 인명피해는 사망 75명·행방불명 16명(요미우리신문 기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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