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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6조 팔아치운 외인…개미가 1.5조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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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내일의 전략]]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31일 코스피가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밀려 1% 하락했다. 외국인은 사상 최고 기록인 1조6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IT 종목이 많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에 7000억원 이상이 몰렸다.

그러자 개인투자자 역시 1조5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응수했다. 코스닥은 0.8% 상승하며 다시 850선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는 하락, 코스닥은 상승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63포인트(1.17%) 내린 2326.17로 마감했다. 장 초반 1% 상승 출발했지만 낮 12시30분을 전후로 하락 전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2%대 상승했다. 5년 만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SK텔레콤이 2.27%, 카카오가 0.37% 올랐다.

이들을 제외한 종목은 삼성전자(-2.53%), NAVER(-3.15%), LG화학(-2.50%), 삼성바이오로직스(-2.63%)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계(3.86%), 섬유·의복(3.14%) 등이 강세를 보였고 전기·전자(-2.47%), 은행(-2.02%) 등이 약세였다.

코스닥은 6.94p(0.82%) 오른 848.2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달리 오후 1시40분쯤 잠시 하락 전환한 시점을 제외하고 안정적으로 840~850 사이를 오갔다.

다음 달 1일부터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되는 씨젠, 알테오젠이 각각 6.78%, 13.53% 올랐다. 이날 2시30분 기준 씨젠과 알테오젠은 코스닥 순매수 금액 상위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5원 오른 1187.8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사상 최대 1.6조원 순매도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날 기록한 1조6307억원은 코스피 사상 최고 기록이다. 올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3월9일(1조3125억원), 13일(1조1650억원), 17일(1조30억원) 등 3월에 몰려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다음 달 1일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정기변경(리밸런싱)이 이뤄지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MSCI 지수 리밸런싱 당일에는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ETF,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수급과 연관된 비차익 순매도가 대부분인 것으로 미뤄볼 때 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가 많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에 7400억원이 넘는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하락세가 커졌다.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인한 불안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앞으로 6개월간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추가로 사라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내 7월 경기 지표 부진도 경기 회복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그동안 꾸준한 지수 상승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1000포인트 가까이 오르는 동안 큰 조정이 없었기 때문에 우호적인 통화정책에도 피로감이 있었다"며 "현재 코스피는 올해 영업이익뿐 아니라 내년 이후의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이기 때문에 언제든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는 이에 맞서 1조572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20일 1조738억원을 기록한 뒤 11일 만에 다시 1조원을 넘었다. 기관은 57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외국인이 2542억원 순매수, 개인과 기관이 각각 1566억원, 807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스피 향방 변수"

지난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제로금리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성장주를 향한 관심 역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 3월 이후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기업 역시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네이버 등 성장주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증시는 제조업 중심 투자가 지속되면서 무형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지만 향후 무형자산 가치 평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2009년 이후 시가총액 상위권을 유지하는 기업은 무형자산 투자가 꾸준히 이뤄졌던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시총 상위 대부분 기업은 대부분 4차 산업혁명 테마에 부합하며 R&D(연구개발)를 넘어 잉여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특히 현대차는 자동차 생산공장 증설보다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 향후 코스피 향방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 3월 저점 대비 삼성전자는 27%, SK하이닉스는 12% 오르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2%)에 비해 많이 낮다.

강봉주 연구원은 "그동안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수가 많이 오르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졌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오르지 않고 있다"며 "이 두 종목 없이 코스피가 더 상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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