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윈도7'…그들은 왜 고집하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1월 '윈도7'에 대한 기술지원을 중단하지만 '윈도7'을 운영체제(OS)로 사용하는 국내 PC수가 아직 700만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윈도 PC 4대 중 1대가 윈도7을 쓰고 있는 셈이다. 내년 1월까지 OS를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이들 PC는 사이버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윈도7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구형 OS다. 그럼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윈도7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윈도 PC 4대 중 1대 '윈도7'…10년째 쓰는 이유=윈도7은 2009년 7월 MS가 출시한 PC 운영체제다.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와 이전 버전과의 호환성을 장점으로 윈도XP와 더불어 MS의 윈도 베스트셀러 버전이다. 3년 후인 2012년 차기 버전인 윈도8, 2015년엔 그 다음버전인 윈도10이 나왔지만, 윈도7 이용자들을 흡수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MS는 윈도10 출시 당시 한시적으로 윈도7 OS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무상 업그레이드해주는 이벤트까지 벌여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윈도7을 고집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스탯카운터 등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서 윈도7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PC는 약 700만대다. 9월 기준 국내 윈도OS 사용자 중 윈도7 점유율은 24.9%다. 윈도10(6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는 PC에서 스마트폰 퍼스트 시대로 바뀐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PC 대신 모바일로 온라인 업무와 개인 일상을 즐기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PC OS의 업그레이드 필요성도 그만큼 줄었다. 직장인 A씨(45)는 "인터넷 검색과 쇼핑, 금융거래, 동영상 등 대부분의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즐긴다"며 "문서, 엑셀 등 일부 업무용도 외에는 PC로 할 작업이 없는데 굳이 OS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A씨가 10년 다 되도록 윈도7을 쓰고 있는 이유다.
윈도7 사용 비중이 높은 데는 기업 사정도 있다. 차기 윈도버전으로 갈아타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윈도7 OS에 특화해 개발된 자체 업무용 프로그램을 쓰는 곳들이 적지 않은데 OS를 교체하면 이 프로그램들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기업 전산실장 B씨는 "OS 비용도 그렇지만 각종 회사 프로그램들까지 수정해야 하는데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사이버 공격 고스란히…"윈도7 업그레이드 필수"= 전문가들은 내년 1월 MS의 기술 지원이 종료되고 나면 새롭게 등장하는 보안 취약점에 무방비로 노출돼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그 전에 최신 PC 운영체제로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윈도7 기술 지원이 종료되더라도 PC는 작동된다. 그러나 신규 보안 취약점과 오류 개선을 지원하는 보안 업데이트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중단된다. 새로운 보안 취약점으로 해커가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면 이용자들은 무방비로 그 위협에 노출된다. 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될 위험도 커진다.
정부도 나서서 보안 업데이터가 제공되는 윈도10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MS의 기술 지원 종료 이후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2014년 윈도XP 기술지원이 종료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KISA 관계자는 "윈도7 기술지원 종료 시점이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악성코드 감염이나 PC 내 저장된 민감 정보 유출 등 해커 공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신 운영체제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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