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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진로' 공병 전쟁…하이트진로 우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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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공병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주류 강릉공장에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공병이 쌓여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실 제공

환경부 "2차 실무진 회의까지 합의 이뤄내지 못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일명 '두꺼비 소주'라고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진로)'의 공병이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수거한 진로의 공병을 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공병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손실이 우려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주류 강릉공장에는 진로 소주병 350만 병 이상의 공병이 쌓여있으며 그 수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롯데주류 측은 '공병 재사용 협약'이 깨지는 것은 물론 산업 인프라가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이형병 사용은 금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진로 공병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진로는 '뉴트로(New+Retro)' 트렌드를 반영해 하늘색 병(이형병)을 사용했다.

그동안 소주 업체들은 2009년 소주병 공용화에 동의해 각기 다른 디자인의 녹색병을 동일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맞춰 제조사에 상관없이 공용으로 소주병을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재사용률을 높이고 빈 병 수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이다.

두 회사 간 갈등이 심화되자 환경부가 중재를 위해 나섰다.

환경부는 최근 이와 관련한 1·2차 실무진 회의를 진행했다. 실무진 회의에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뿐만 아니라 지방 소주 제조사를 포함한 총 10개의 소주 제조사들이 참석했다.

한 마트의 소주 진열대. 초록색 소주병 외에도 투명 병인 '한라산 소주'가 보인다. /더팩트 DB

다만, 아직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해 당분간 '공병 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까지 1차, 2차 실무진 회의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며 "의견 수렴을 위해 이번 주까지 문서화된 입장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소주사들 간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지만, 처음보다는 상황이 완화됐다.

그는 "한라산소주, 무학 등 지방사도 이형병을 생산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소주사들간의 찬반이 반반으로 나뉠 정도로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지만, 접점을 찾고 있는 중이다. 롯데주류 측 역시 1차 실무진 회의 때는 이형병(진로)을 바꾸지 않으면 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2차 실무진 회의에서는 반환에 대한 조건을 조율하는 등 조금 완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을 종합해 업계의 자율적 협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엔 추가적 방도를 찾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소주사들 간 합의가 지체될수록 하이트진로의 추가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실적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주병은 약 7~8회 정도 재사용 가능하다. 제품 출고 원가에서 새로운 병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350만 병의 공병이 제때 돌아오지 않고 있는 하이트진로 측에서는 '원가'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주류 공장에는 '진로' 병이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며 "공병이 하이트진로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재사용 체계를 갖추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하이트진로 측에서는 원가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롯데주류 측 역시 진로 공병을 무조건 쌓아두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아 업체들 간의 원만한 합의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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