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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철용 열풍'으로 본 한국영화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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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응수가 ‘곽철용’으로 분한 영화 <타짜>의 한 장면/CJ엔터테인먼트


“묻고 더블로 가!”

곽철용은 ‘파투’가 난 섯다판의 판돈을 그대로 둔 채 다음 판에 두 배로 판돈을 얹자고 말한다.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극중 곽철용을 연기한 배우 김응수가 최근 누리고 있는 선풍적인 인기는 이전까지의 ‘더블’을 넘어 수십 배에 달할 정도다. 김응수 소속사인 얼반웍스이엔티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사이에 광고 섭외가 30건 넘게 들어올 정도”라며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던 김응수도 네티즌이 올린 패러디 패스트푸드 광고 영상처럼 실제로 해당 업체에서 광고 제의가 들어오자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13년 전 영화, 그것도 주인공의 복수로 큰 돈을 잃고 목숨까지 잃는 악당 역할의 조연이 느닷없이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오른 것이다.

반면 이러한 과거 인기 영화 캐릭터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 한국영화의 심상찮은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역설적인 진단도 나온다.

1000만 관객 영화 2편 빼면 신통찮아

당초 곽철용 캐릭터가 재발굴된 것도 <타짜>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타짜3>)이 9월 11일 개봉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곽철용뿐만 아니라 여러 주·조연 캐릭터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13년 동안 꾸준히 회자된 첫 번째 <타짜>와는 달리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원작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 <타짜3>는 9월 25일 현재 217만명의 관객을 모으기는 했다.

이러한 한국영화의 고전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하반기 들어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극장 최고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7월과 8월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 관객수는 각각 11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곧 이어 찾아온 추석 연휴 대목을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들도 흥행성적이 신통찮기는 마찬가지였다.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100억원대 한국영화 4편 중 <엑시트>와 <봉오동 전투>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추석 연휴에 개봉한 3편 중에선 <나쁜 녀석들: 더 무비>만 413만명을 동원하며 유일하게 선방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화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 영화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이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 역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한국영화가 위기라는 시각은 잦아들기도 했다. ‘1000만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온 덕에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은 5688만명을 기록하며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영화의 스크린 점유율도 2013년 이후 6년 만에 52.0%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다른 영화들의 성적까지 종합적으로 보면 이때부터 위기는 감지됐다. 올해 개봉해 흥행성적이 상위 50위 안에 든 한국영화 가운데 현재까지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14편에 불과하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인 <나랏말싸미>, <자전차왕 엄복동> 등은 기대 이하의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영화가 위기상황이라는 진단이 단순히 흥행성적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니다. 인기를 끌 만한 흥행코드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전에도 본듯한 비슷한 소재에 식상한 극 전개가 반복되면서 관객들이 흥미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색다르고 기발한 소재와 플롯을 살린 영화 대신 상업적 흥행에만 초점을 맞춰 기획된 천편일률적인 기획영화 때문에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고도 오히려 관객으로부터는 외면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위기라고 판단하기엔 성급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경고등은 켜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양자물리학>의 한 장면/(주)메리크리스마스

이러한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곽철용 열풍’의 주역이 된 배우 김응수의 인기를 바탕으로 그가 출연한 9월 25일 개봉작 <양자물리학>이 흥행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내용만으로만 보면 평단에서 이제 진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범죄오락 장르의 영화인 데다, 김응수가 맡은 ‘정갑택’역 역시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역할이어서 <타짜>에서의 이미지와 겹친다. 그래서 포털사이트 영화 안내 페이지에는 개봉 전부터 네티즌들이 김응수의 명대사로 “수학도 안돼… 물리도 안돼… 이 안에 문과가 있다는게 내 결론이다” 같은 패러디 대사를 등록하고 있다.

<야인시대> 김두한 역 김영철도 재조명

<양자물리학>은 개봉 당일 예매율 4위를 기록했지만 같은 날 개봉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곧 이어 개봉할 <조커> 등 할리우드 영화의 공세에 맞서 높은 흥행성적을 올릴지는 미지수다. 김응수 소속사 관계자는 “음반을 내고 인기를 끌면 적어도 6개월 동안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가수와 달리 배우는 금방 떴다가도 인기 열풍이 빠르게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도 “‘명작’ 반열에 든 <타짜>와 극중 곽철용 캐릭터가 개봉한 지 13년 뒤에 다시 인기를 끄는 현상은 진부하고 평면적인 캐릭터들로만 영화를 채우는 최근의 한국영화 현실에 대한 반발로도 읽힌다”며 “어떤 영화든 과거의 인기 공식만 답습한다면 위기는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아니지만 과거 방영된 드라마에서의 연기 장면이 재발굴되면서 뒤늦게 유행을 만들어낸 사례는 중견배우 김영철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2002년 방영한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을 맡은 김영철은 미군 장군과의 임금협상 장면에서 일당 “4딸라(달러)”를 고집한 모습이 재조명받으며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었다. 방영 당시에는 드라마를 보지 못했던 10·20대까지 김영철을 ‘4딸라 아저씨’라 부르며 그를 다시 각종 TV프로그램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던 것이다.

때문에 단지 과거의 명장면을 다시 소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앞장서 새롭고 흥미를 끄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서 역설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 나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유머러스한 흐름과는 비켜 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독립영화 <우리집>과 <벌새> 등이 멀티플렉스가 아닌 단관을 중심으로 상영되면서도 관객들이 앞장서 찾은 덕에 독립영화로선 쉽지 않은 관객 동원 5만명의 벽을 넘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영화 100주년 이후의 다음 시대를 예고하는 관객 중심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상업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금 나타나는 위기의 조짐을 읽고 당장의 밥줄을 위해서라도 더 빠르게 변해가는 관객의 수요를 따라잡아야 한다”며 “시류만 따라가는 대신 공들여 만든 작품 하나가 10년, 20년이 지나도 언제든 다시 회자되고 원소스 멀티유즈의 소재가 되는 현실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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