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못가도 비행기 타볼까…코로나에 '체험 비행'까지 등장
코로나에 '착륙 없이 돌아오는 운항' 상품 나와
어린이 승무원 체험·가상 비행 등 이색 프로그램도[서울=뉴시스] 에어부산 A321LR 항공기. 2020.08.26. (사진=에어부산 제공)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유로운 해외 여행이 어려워진 가운데, 목적지에 착륙하지 않는 '체험 비행' 프로그램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여객 수요가 급감한 것은 물론 다수 국제선 노선이 비운항 중인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내놓은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인 셈이다.
27일 항공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대만의 신생 항공사 스타룩스는 지난 7일 창궈웨이 회장이 직접 조종하는 항공편 체험 상품을 선보였다. 비행기는 타오위안 공항에서 이륙해 대만 동부 상공을 비행하고 다시 같은 경로를 통해 타오위안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탑승객들은 이 체험 비행을 통해서 해외 여행을 할 때처럼 기내식과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고 기내 면세품도 구입할 수 있었다. 에바항공도 '헬로키티' 도장을 한 특별기를 운항해 대만 동북부를 거쳐 일본 류큐 제도까지 비행했다가 돌아오는 상품을 선보였다. 중화항공은 어린이들이 승무원 출국 체험을 할 수 있는 비행 상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항공사는 아니지만 비행 체험을 제공하는 가상현실(VR) 업체도 코로나19 사태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VR업체 '퍼스트 에어라인'은 실제와 같은 기내 좌석 환경은 물론 기내식,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안내방송이 나오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파리, 하와이 등 인기 여행지를 가상 투어할 수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퍼스트 에어라인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오히려 예약량이 50% 증가했다.
[서울=뉴시스]일본 VR 업체 '퍼스트 에어라인'의 서비스 모습. 2020.08.26. (사진=퍼스트 에어라인 SNS 갈무리)
에어부산도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체험 비행에 나선다. 코로나19 재확산세를 감안해 일단 교육 목적의 프로그램부터 실시한다.
현재 항공사업법은 한 지점을 이륙해 중간에 착륙하지 않고 정해진 노선을 따라 출발지점에 착륙하는 부정기편 운항은 '관광비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관광 비행 상품을 적법하게 선보일 수 있다.
에어부산은 다음달 10일부터 항공서비스 계열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상공 비행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관련 학과에서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사라져 고민이었고, 항공사는 운항 노선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체험 비행 항공편은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남해안 상공을 거쳐 제주 인근까지 비행한 후 다시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에어부산은 향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가라앉으면 일반인 대상으로 국내선, 국제선 노선 관광비행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항공업계는 체험 비행을 통해 큰 매출을 내지는 못해도 항공권, 기내 면세품 판매 등을 통한 일부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코로나로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색 상품이라도 선보여 조금이나마 활로를 모색하려는 모습"이라며 "다양한 이색 비행 상품들은 침체된 항공 시장에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일명 '항덕'(항공 덕후)들의 호응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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