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한·미 정상회담 중…검찰에 ‘조용한 수사’ 의견 전달”

청와대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수사개입’ 논란에 휩싸이며 파장이 일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검찰에 ‘조용한 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가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하는 국면에 외압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보수 야당은 당장 조 장관 탄핵소추 추진과 강 수석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 조국·강기정의 ‘수사개입’ 논란

청와대의 수사개입 의혹은 강 수석이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 기조강연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조용히 수사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고 하면서 불거졌다. 강 수석은 “하지만 검찰은 그 말을(조용한 수사) 듣지 않았고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회담을 하는 시간에 그런 일(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검찰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취재진이 ‘검찰에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느냐’고 묻자 “알아서 생각하시라”며 “수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그 주변이든, 내게서 전화를 받았거나 청와대 전화를 받았으면 ‘까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은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페이스북 글을 올려 “검찰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은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페이스북 글과 당내 다양한 발언들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관계자 중 저한테 연락 받은 분이 있다면 손! (들어보라)”이라고 적었다.

앞서 조 장관 수사개입 의혹은 대정부질문에 나온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제기됐다. 주 의원은 조 장관에게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할 무렵, 수사팀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부인이 압수수색에 놀라 연락을 했고, 상태가 안 좋으니 (압수수색을)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 장관 해명은 ‘수사외압’ 논란으로 번지며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조 장관이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다짐을 어겼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조 장관은 “부인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압수수색을 방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주 의원은 “(전화 통화만으로도) 엄청난 협박이다. 직권남용죄에 해당될 수 있으며 탄핵 사유도 될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전화가 문제없다고 한 답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가장으로서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재차 “답변을 정정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돌이켜보니 그냥 끊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 야 ‘조 장관 탄핵’ ‘강 수석 사퇴’

보수 야당은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 검사와 전화 통화한 것을 ‘수사 외압’으로 규정하고 조 장관 탄핵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당은 국회 대정부질문 중간에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조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또 직권남용 혐의로 조 장관을 형사고발키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후 “직무상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반한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백히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고발과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을 감싸며 해임을 거부한다면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하지만 조 장관 탄핵추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 수석 사퇴도 촉구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강 수석 스스로가 검찰에 대한 수사개입과 압박을 인정한 셈이며, 엄중히 수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강기정 수석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통령의 지시였는지 밝히고 응당한 해명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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