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절체절명의 시간"…의료파업에도 강경기조
"휴진, 휴업 등 위법한 집단적 실력 행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 파업 움직임을 향해 이런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를 향해 "대화로 해법을 찾자고 내민 정부의 손을 잡아달라"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은 결코 지지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닥뜨린 가운데 의료 방역 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불법 행동에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어떤 종교의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집회 강행 등 방역 방해 행위를 직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방역 방해 행위를 비판하며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종교·집회·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 공권력 행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라는 점 등에 비춰 연일 이런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는 게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리 칸막이 설치된 수석·보좌관 회의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회의에는 평소보다 적은 참석자들이 유리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아 회의를 했다. 2020.8.24 utzza@yna.co.kr
여기에는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으로 국가 방역 시스템이 기로에 섰다는 절박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신천지 때보다 훨씬 엄중한 비상 상황"이라며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디서든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집회·표현의 자유,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서 단호한 대응 기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면모임 자제를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긴 안중덕 샘터교회 목사의 글을 공유, 교회를 향한 협조 요청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 목사는 '코로나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이라며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이라고 썼다.
한편 청와대 참모들 역시 문 대통령의 방역협조 메시지에 발맞춰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는 플라스틱 투명 칸막이를 설치한 채 참석 범위를 최소화해 진행됐고, 청와대 근무자들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도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 22일 부산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하고 서울로 복귀한 뒤 5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간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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