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 폭행으로 숨진 5살 의붓아들, 화장실에 3일간 감금돼 맞았다

5살 의붓아들의 손발을 묶고 둔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6)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인천=뉴스1

인천에서 계부의 잔인한 폭행으로 숨진 5살 아이가 화장실에 72시간 동안 갇힌 채 수시로 맞은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망한 아이의 친모 역시 살인방조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아이의 계부 A(26)씨는 지난달 12일 오전부터 아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특히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부터 19일 오후까지 72시간가량 의붓아들을 화장실에 감금하고 수시로 폭행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폭행은 같은달 25일 오후까지 이어졌다.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각목 등으로 마구 맞은 A씨의 의붓아들은 끝내 사망했다.

숨진 아이의 친모 B(24)씨는 이날 살인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B씨는 남편 A씨의 아동학대와 살인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살던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안방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B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되고, B씨가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그를 전날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가 남편의 폭행으로 아이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폭행을 제지하지 않는 등 남편의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또 아이에게 음식 제공과 치료·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에 “당시 남편이 다른 아들 2명도 죽이겠다고 협박해 무서워서 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경찰이 확인한 약 한 달치 CCTV에는 A씨가 의붓아들을 폭행하고, 손과 발을 케이블 줄과 뜨개질용 털실로 묶고 방치하는 장면, 아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이날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과거에도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고 한다.

A씨의 폭행으로 사망한 의붓아들은 앞서 2017년에도 계부의 폭행으로 보육원에 맡겨져 2년 넘게 지낸 뒤, 집에 돌아온지 한 달 만에 폭행 끝에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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