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계산법 내라”…‘공세적 실무협상’ 미리 시작한 북한 [북, SLBM 추정 발사체 발사]
최선희 담화 발표 후 13시간 만에 발사…의도된 행동 명백
ㆍ새로운 대북 접근법 구체적 징후 안 보인 미국에 ‘최후통첩’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발사체를 쏜 2일 시민들이 서울역에서 TV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했다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발표된 지 13시간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정황상 최 부상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는 한 가지 맥락으로 묶여 있는 의도된 행동이 명백해 보인다. 이날 발사가 미국의 대응과 4일로 예정된 실무협상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일단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고 계속해서 핵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북한은 실무협상에서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으면 실무협상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없고, 더 나아가 무력 공세의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협상이 늦어질수록 자신들의 능력이 계속 증강된다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추정한 대로 북한이 이날 쏜 발사체가 SLBM이라면 이는 북한이 올해 10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신형 방사포 등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무기다. SLBM은 발사 지점과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려운 은닉성을 갖고 있다. 상대의 핵공격을 받은 뒤 핵으로 반격할 수 있는 2차 타격능력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핵억지력이 한 차원 고도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잠수함의 잠항거리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추정 사거리를 합하면 괌의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넣을 수 있어 사실상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는 장면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 발사한 SLBM과 이 잠수함이 결합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못지않게 미국을 위협하는 전략무기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보다 유연하고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구사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미국의 이 같은 태도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의 성명은 ‘미국이 새로운 접근법을 가져온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달 27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 역시 “수뇌회담 전망이 밝지 못하다”고 우려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을 촉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달라진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대결적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의 성격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와 불확실성을 얹은 셈이다.
이탈리아 로마 방문 중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 ‘협상 지속’ 의사를 밝혔다. 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SLBM 카드’가 미칠 영향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의 거듭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이 현재 핵·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고 있음을 내세워 자신이 북한 문제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날 발사는 사실상 중장거리 미사일과 마찬가지의 위협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한 국책연구소 소속 전문가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번 실무협상 결과 등을 토대로 득실을 저울질한 뒤 협상 기조를 유지할지, 아니면 강력한 경고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전개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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