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에서 모르는 여성들을 때려 다치게 한 30대 남성이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연합뉴스][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을 차례로 폭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상해 혐의를 받는 권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최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의 중대성 등에 비춰 구속 사유(도망할 염려)도 인정된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권씨는 이달 8일 오전 0시 40분께 강남 논현역 인근 한 대로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여성의 얼굴을 때리고 달아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권씨는 당시 도주하던 길에 마주친 또 다른 여성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두 여성 외에도 5명의 추가 피해자가 더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모두 권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생면부지의 피해자를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하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은 최근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권씨가 범행을 저지른 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대 A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신촌 한 카페 앞에서 "맞짱 뜨자"며 30대 남성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는 등 폭행한 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께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도 남성 행인 2명을 폭행했다. 그는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역 앞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도주한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피의자도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남성도 수사 과정에서 서울역 주변 행인 4명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 또 다른 폭행을 벌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처럼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도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폭력 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번주부터 2주간 사전 첩보를 수집해 다음달 1일부터 10월31일까지 총 60일간 특별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전국 경찰서에서 강력팀으로 이뤄진 전담 수사팀도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예측이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은 묻지마 범죄 특성상 향후 이런 형태의 범죄가 강력범죄로도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묻지마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관리가 어렵다"면서 "예측이 어렵다면 범죄가 발생했을때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하고 그러려면 수사기관을 비롯해 지자체나 상담 기관 등이 종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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