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앙숙의 ‘사생결단’…삼성·LG 왜 싸우는 걸까
기술력 우위 선점 통해 소비자에 ‘브랜드 파워’ 각인시킬 목적
성숙단계 TV 잡아야 신가전·자동차 전장 등 미래사업도 유리
상호 비방전 ‘집안 싸움’ 비판…‘기술 경쟁 촉진’ 긍정적 평가도
그래픽 | 현재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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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한 인식 속에서 글로벌 가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집안싸움에 중국 등 다른 해외 기업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멈출 기미가 없다. 신가전 영역에 이어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 산업으로까지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생결단식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뭘까.
24일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31.5%로 1위다. LG전자는 16.5%로 2위를 기록했으며 일본 소니(8.8%), 중국 TCL(6.3%), 중국 하이센스(6.2%) 등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위와 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지만 과거 한국이 일본(소니)을 제쳤던 것처럼 중국 업체들이 언제 순위를 뒤집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TV 시장은 사실 이미 성숙된 산업이다. 초고화질의 8K TV 등이 나오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눈에 띄게 더 나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을 ‘브랜드 파워’라고 분석한다. ‘어느 브랜드가 더 좋고, 더 기술적으로 낫더라’는 각인 효과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는 진정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가 아니라 퀀텀닷 시트만 덧댄 LCD TV”라며 선제공격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제품이 기술적으로 더 낫다고 인정받는 진짜 ‘QLED’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아닌데 소비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가 중요해진 시장에서는 누가 최고 기술을 가졌는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쪽에선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QLED TV 판매량(200만대)이 LG의 올레드 TV 판매량(122만대)보다 앞섰기 때문에 LG전자가 조바심을 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LG TV의 추세가 안 좋은 상황”이라며 “TV가 메인 사업인데 위기감이 큰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도 삼성전자처럼 과장광고를 통해 시장으로 진입하고 시장은 더욱 혼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회사 간 경쟁구도는 TV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두 회사가 전 세계 시장에서 1·2위를 나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주도권 다툼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전통적 가전 이외에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새로운 가전 영역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LG전자가 ‘신가전’ 영역에서는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삼성전자가 최근 LG전자 건조기가 논란이 됐다는 점을 파고들면서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LG전자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을 공격하고 있다.
두 회사의 다툼은 오랜 역사가 있다. 1992년 브라운관 TV 특허권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였다가 특허를 공유하기로 하고 일단락됐지만 2012년 다시 디스플레이 특허소송이 벌어졌다. 같은 해 삼성전자가 용량을 비교한다며 LG전자 냉장고에 물을 붓는 동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 사건은 나중에 취하되기는 했지만 100억원대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회사의 갈등이 가장 감정적으로 번진 게 2014년 ‘세탁기 소송’이다. 당시 세탁기 소송은 국제전시장에서 벌어져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지금은 두 회사가 ‘가전’에서만 싸우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산업으로까지 확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 전장 산업은 자율주행,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이슈와 맞물리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불린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자동차 전장 사업을 미래 산업으로 지목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국제전시회에서 자사의 전자장비를 담은 자동차를 공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술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서로 비방을 할 정도로 싸우고 있지는 않지만, 이쪽 산업이 조금 더 커간다면 전장 산업에서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비방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집안싸움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진흙탕 싸움 속에서 소비자들이 얻는 건 무엇이냐는 지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술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해외에서 제품을 만드는 비중도 높고 해외에서 더 많이 판매되기 때문에 두 회사가 비방전을 벌인다 해도 나쁠 건 없다”면서 “기술적 장단점이 부각될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고, 두 기업이 경쟁하는 게 결과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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