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적·혈액형' 구멍 뚫린 수사망..이춘재, 8년간 꼬리 감추고 활개
[경향신문] ㆍ당시 오판 부실수사 도마에
ㆍ경찰 “화성사건, 진실 우선”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부산교도소 수감 중)는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까지 15건의 살인과 30여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8년간 매년 1.88명을 살해하고 3.75명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하려 한 셈이다.
그러나 이씨는 화성사건의 7차와 9차 사건 사이(8차 사건은 모방범죄)인 1989년 9월26일 벌인 강도미수 건으로 검거돼 200일 동안 구금됐던 사실을 제외하면 한 번도 붙잡히지 않았다.
이씨가 번번이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이유로 족적(발자국)과 혈액형이 꼽힌다. 이씨는 6차 사건 이후 주민 제보 등을 토대로 화성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여겨졌고 이 같은 사실은 당시 경찰 지휘부에 보고까지 됐다. 그러나 6차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과 이씨의 것이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6차 사건 때 비가 많이 온 점에 착안해 현장에서 확보한 245㎜의 족적이 실제보다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 255㎜로 범인의 족적을 계산한 뒤 수사에 활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씨는 이후 화성사건으로 2차례 더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풀려났다. 이때는 9·10차 사건이 벌어진 시기로 경찰은 사건 현장 증거물에서 확보한 체액을 분석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지만 이씨는 ‘O형’인 탓에 또다시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당시 혈액형 분석이 왜 틀렸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씨가 어떻게 경찰 수사망을 피해 계속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씨가 자백한 9건의 화성사건 외에 또 다른 5건의 살인사건도 수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실 수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진술을 받거나 확인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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