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만명 먹는 약에서 발암 추정물질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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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만명 먹는 약에서 발암 추정물질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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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등에 이어 '잔탁' 등 국내 144만명이 복용 중인 위쟝약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해당 물질을 포함한 의약품 전 품목에 대해 제조·수입·판매 중지 조치와 처방 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가 현재 유통 중인 해당 의약품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제약사에 의약품 유통정보를 제공하고, 도매업체, 의료기관, 약국에도 의약품 공급내역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위산과다, 속쓰림, 위궤양, 역류성식도염 등 치료약에 사용하는 성분인 라니티딘을 갖고 있는 국내 유통 원료의약품 7종을 수거·검사한 결과 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가 자체적으로 정한 잠정관리기준(0.16ppm)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잠정관리기준은 라니티딘 1일 최대 복용량(600mg)을 평생 섭취하는 것을 전제하여 산정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7종과 이를 사용한 국내 유통 완제의약품 전체(269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하고, 처방을 제한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도 병·의원, 약국에서 잠정 판매중지 된 의약품이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날 01시부터 해당 의약품이 병·의원, 약국에서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144만여명이고, 처방 의료기관은 2만 4301개소, 조제 약국은 1만 9980개소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 위해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원, 호주 연방의료제품청도 NDMA로 인한 즉각적인 환자의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박종협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2주 정도 약을 먹었다고 해서 당장 암이 생기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판매중지 조치는 잠재적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당 의약품을 장기적으로 복용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식약처는 향후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평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상분야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인체영향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실시하고, 해외 규제기관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대상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 중 안전이 우려된다면 해당 의약품을 처방한 병·의원 등의 의사 또는 약사에게 상담 받을 것을 당부했다. 잠정 판매중지 및 처방제한 의약품 목록은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위장약, 라니티딘, NDMA' 단어 검색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해당 의약품을 갖고 있는 직접 처방 받은 병·의원으로 남은 약을 갖고가면 추가 복용 필요 여부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 후 재처방을 받아 복용할 수 있다. 의사협회·병원협회·약사회의 협조로 현재 복용중인 라니티딘 의약품에 대한 재처방·재조제 시 1회에 한해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본인부담금은 없다. 조치대상 의약품 중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이 가능한 일반의약품도 약국을 방문하여 교환 또는 환불 받을 수 있다.

라니티딘에서 NDMA가 검출된 원인에 대해서는 한국을 비롯 각 국 규제기관이 조사 중이다. 현재로서는 라니티딘에 포함되어 있는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가 특정 조건에서 자체적으로 분해·결합하여 생성되거나 제조과정 중 아질산염이 비의도적으로 혼입되어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료의약품의 생산시기, 보관환경 등에 따라 제조단위별로 편차가 상당히 있을 수 있다. 지난 14일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서 NDMA가 미량 검출되었다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발표 이후 1차 조사를 실시했을 때 NDMA를 검출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식약처는 해명했다. 식약처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보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식약처는 라니티딘과 같이 예상치 못하게 불순물 NDMA가 검출될 수 있는 성분을 조사하여 목록화 하고, NDMA 발생가능성이 높은 순서를 선정하여 해당 성분을 사용한 원료를 수거·검사하는 등 사전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위해가능성 있는 물질에 대한 안전 관리기준 설정, 해외제조소 등록제 시행, 위해의약품 생산 등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 원료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도 구축·운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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