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강원도 태백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30일 낯선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KT 직원이라고 말한 상대방은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다, 곧 금융감독원 직원에게서 전화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금융감독원 직원을 자칭하는 이가 전화를 걸어 “은행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현금을 인출해 집에 보관하라”면서 “경찰관이 확인할테니 집 열쇠는 우체통에 넣고 인근 관공서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A씨는 의심스럽다는 생각에 인근 태백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 신고를 받고 추적한 결과 이 전화가 모두 사칭이라는 걸 알아냈다. 공조 요청을 받은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범인이 포항행 버스에 승차하는 걸 확인, 하차하는 범인을 기다렸다가 체포에 성공했다.
서민을 주된 타겟으로 삼는 각종 사기범죄 피의자가 경찰이 집중단속을 실시한 지 3주만에 4837명 검거됐다.
경찰청은 지난 1일부터 전담반을 구성해 이른바 피싱·생활·금융 3개 분야를 일컫는 이른바 ‘3不 사기’ 범죄를 단속한 결과 22일까지 6910건 4837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전체 단속 건 중에서는 인터넷 사기와 보이스 피싱 사기가 가장 비율이 높았다. 이 기간 경찰은 인터넷 사기 4623건을 단속해 1611명을 붙잡았다. 보이스 피싱 사기는 1740건을 단속해 2274명을 검거했다.
인터넷 사기는 대부분 인터넷 상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팔겠다며 자신이 지정하는 계좌로 대금을 먼저 송금하게 한 뒤 연락을 끊는 형태로 일어난다. 경찰은 피해신고 접수된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국민이 직접 검색가능하도록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사이버캅’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전화금융 사기 범인들은 대부분 경찰이나 검찰, 금감원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 유출이나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피해자를 속이거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잦다. 이럴 경우 일단 끊고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문의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신종 수법이 출현하는 등 사기 범죄가 증가추세”라면서 “계속해서 강력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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